UNIST, 이온 농도 차 이용한 초소형 수분 발전기 개발
수돗물·바닷물·땀으로도 작동…48개 연결해 디지털시계 구동

빗방울보다 적은 양의 물로 최대 45시간 동안 전압을 만들어내는 손톱보다 작은 발전기가 개발됐다. 물이 떨어지는 힘으로 터빈을 돌리는 일반적인 수력발전과 달리 물속 이온의 농도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9일 고현협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물속 양이온의 농도 차이를 스스로 만들어 장시간 직류 전압을 출력하는 초소형 박막 수분 발전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나상윤·정건영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진 사진. (좌측부터) 고현협 교수, 나상윤 박사, 정건영 박사. UNIST 제공

연구진 사진. (좌측부터) 고현협 교수, 나상윤 박사, 정건영 박사. UN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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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기 크기는 가로 5㎜, 세로 7㎜로 손톱보다 작다. 실제 전기를 만드는 박막의 두께는 15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다. 여기에 물 3마이크로리터(μL)를 한 번 넣으면 20시간 이상 전압을 유지하고 최대 약 45시간 동안 전압을 출력할 수 있다.


비결은 물이 흐르는 나노 크기의 통로에 있다. 연구팀은 발전기 내부에 한쪽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미세한 통로가 만들어지도록 설계했다.

비대칭 나노 통로 수분 발전기의 구조와 작동 원리. 물을 흡수하면 박막 내부에 폭이 점차 좁아지는 나노통로가 형성돼 양이온 농도 차로 전압을 만든다. 물 3μL만으로 최대 45시간 전압을 출력했다. 연구팀 제공

비대칭 나노 통로 수분 발전기의 구조와 작동 원리. 물을 흡수하면 박막 내부에 폭이 점차 좁아지는 나노통로가 형성돼 양이온 농도 차로 전압을 만든다. 물 3μL만으로 최대 45시간 전압을 출력했다. 연구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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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로의 벽은 물속에서 음전하를 띠는 맥신(MXene)과 셀룰로스 나노섬유로 구성된다. 음전하를 띤 벽은 양이온을 끌어당기는데 통로가 좁아질수록 이 영향이 강해진다. 이에 따라 좁은 쪽에는 양이온이 상대적으로 많이 모이고 넓은 쪽에는 적게 분포하면서 농도 차이가 생긴다. 이 차이가 이온의 이동을 유도해 전압을 만들어낸다.


한쪽은 부풀고 한쪽은 눌렀다…스스로 생기는 '이온 농도 차'


특이한 것은 별도의 장치로 이온 농도 차를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발전기 박막은 여러 겹의 맥신 나노시트 사이에 셀룰로스 나노섬유를 넣어 만들었다. 박막 한쪽 끝은 물을 만나면 셀룰로스 나노섬유가 부풀도록 하고, 반대쪽은 테이프로 눌러 부풀지 못하게 했다. 물을 넣는 것만으로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통로가 만들어지는 구조다.

물 통로의 폭 차이에 따른 양이온 이동과 발전 원리. 넓은 입구와 좁은 통로 사이에서 양이온의 선택적 이동이 일어나 전압이 발생하며, 통로 폭의 차이가 사라지면 전압도 발생하지 않는다. 연구팀 제공

물 통로의 폭 차이에 따른 양이온 이동과 발전 원리. 넓은 입구와 좁은 통로 사이에서 양이온의 선택적 이동이 일어나 전압이 발생하며, 통로 폭의 차이가 사라지면 전압도 발생하지 않는다. 연구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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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모세관 현상을 통해 박막 내부의 나노통로로 빠르게 퍼진다. 켜켜이 쌓인 통로가 순차적으로 물로 채워지면서 이온 이동도 오랫동안 이어진다.


기존 수분 발전기는 주로 물의 증발이나 공기 중 수분을 흡수하는 현상을 이용해 이온 농도 차를 만들었다. 이 때문에 주변 습도나 공기 흐름에 따라 출력이 달라지고 발전기를 밀폐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발전기는 구조 자체가 이온 농도 차를 만들어 밀폐된 상태에서도 장시간 전압을 유지할 수 있다.


수돗물·바닷물·땀도 OK…48개 연결해 시계 돌려


얇고 유연한 것도 특징이다. 연구팀은 발전기를 여러 층으로 쌓을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2개 층으로 만든 단위 소자 48개를 직렬로 연결해 실제 디지털시계를 구동하는 데 성공했다.


사용할 수 있는 물도 특정 종류에 국한되지 않았다. 수돗물은 물론 바닷물과 땀으로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향후 웨어러블 전자기기나 소형 센서처럼 많은 전력이 필요하지 않은 기기의 자가발전 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현협 UNIST 교수는 "밀폐한 상태에서도 장시간 전압을 유지할 수 있고 얇고 유연하며 여러 층으로 쌓아 충분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웨어러블 전자기기뿐 아니라 소형 센서, 분산형 전자기기 등 다양한 자가발전 전원 기술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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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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