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치료의 새 길]③쏟아질 수요 전망 속 '위양성·수가' 과제
70대 4명 중 1명이 위양성 위험군
확인검사 PET 대기 여전히 길어
식약처 권고 MRI 검사비용 부담도 여전
①검사 두 달, 투여 한 시간 걸리는 치료현장 확 바뀐다
②혈액검사·SC제형, K-바이오에도 '기회의 문'
③쏟아질 수요 전망 속 '위양성·수가' 과제
혈액검사의 순차 도입으로 알츠하이머병 검사의 문턱은 낮아지지만 검사만으로 진단이 끝나지는 않는다. 수치가 높게 나온 환자는 결국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확인해야 한다. 늘어난 확인 검사 수요를 받아낼 여력과 잘못된 양성을 걸러낼 기준이 함께 마련되지 않으면 조기 진단의 이점이 상쇄될 수 있다는 지적이 그래서 제기된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조만간 도입될 혈액검사는 정확도에 따라 그 역할이 나뉜다. 박기형 대한치매학회 이사장(길병원 신경과 교수)은 "인산화 타우 단백질(p-tau181) 검사는 알츠하이머병이 아니라는 점을 비교적 확실하게 걸러내는 수준이고, p-tau217은 양성이면 PET에서도 양성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단계까지 올라와 있다"면서 "최종적으로는 PET을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혈액검사 뒤엔 PET…확인 검사 부담
PET 수용 능력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실정이다. 알츠하이머예방센터를 운영하는 고려대구로병원의 경우 월 80~100건을 촬영하는데 대기가 두 달 가량 필요하다. 아밀로이드 PET이 암 환자의 전이 검사와 같은 장비를 쓰는 탓에 암 환자가 몰리는 대형병원 중에선 4~5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곳도 있다. 지금은 인지 저하가 나타나 신경과를 찾은 환자만 이 검사를 받는다. 혈액검사가 건강검진과 동네 병원까지 내려가면 확인 검사 대상은 증상이 없는 고령층으로 넓어진다.
여기서 위양성이라는 허들이 나타난다. 위양성은 실제로는 병이 없는데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를 뜻한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뇌에 아밀로이드가 쌓이지 않았어도 신장에서 대사가 원활하지 않아 혈중 p-tau 수치가 올라간다. 빈혈이나 저체중에서도 값이 흔들린다. 문제는 이 조건에 해당하는 인구가 검사 대상과 겹친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70대 이상의 만성콩팥병 유병률은 25.1%다. 검사를 받게 될 연령대의 4명 중 1명이 위양성 위험군인 셈이다.
연구 결과가 실제 성능을 과대평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성훈 고려대구로병원 알츠하이머예방센터장은 "연구 코호트는 등록 기준상 중증 질환자가 배제돼 건강한 사람 위주로 모이지만 실제 임상 환자는 동반질환이 많다"고 지적했다. 논문에 실린 정확도가 진료 현장에서 그대로 나오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이를 감안한 해석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석을 누가 맡느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혈액검사는 자체 검사실이 없는 동네 병원에서도 채혈 후 수탁검사기관을 거쳐 시행할 수 있어 확산 속도는 빠를 전망이다. 반면 콩팥 기능이나 체중에 따른 수치 변동을 일선 진료 현장에서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비용 문제도 남아 있다. 진단부터 치료까지 전 과정이 비급여다. 혈액검사가 10만~30만원, 아밀로이드 PET이 100만원 이상이며, 치료제인 레켐비는 1회 100만~150만원씩 38~39회를 맞아 4000만~5000만원이 든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치료제에 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약값 급여화보다 모니터링 자기공명영상(MRI)이 먼저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밀로이드 표적 치료제 투여 중 뇌부종과 뇌출혈 여부를 확인하도록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권고하고 있지만 회당 30만~50만원이 비급여다. 당뇨·고혈압·항암 치료에 적용되는 교육상담 수가도 알츠하이머병에는 없어, 1차 투여 전 30~40분 이상 진행하는 사전 면담이 보상 없이 이뤄진다. 한 대학병원 신경과 교수는 "식약처 권고에 따라 시행하는 검사인 만큼 급여 적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수가가 마련돼야 병원도 관련 인프라를 늘릴 여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런 기준과 보상체계 마련을 서둘러야 하는 건 관리 대상이 곧 크게 넓어지기 때문이다. 인지기능이 정상이면서 뇌에 아밀로이드가 쌓인 대상자를 상대로 한 임상시험 결과가 내년 말에 나온다. 효과가 확인되면 치료 대상은 증상이 있는 환자에서 무증상자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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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이사장은 이 전환의 성패가 혈액검사에 달려 있다고 봤다. 증상이 없는 사람을 찾아내려면 대규모 선별 검사가 필요한데 고가의 PET로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검사가 상용화되고 무증상 단계 치료제까지 허가되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병의 진행을 막는 예방 단계로 들어서는 것이고 이것은 치매 치료의 새로운 장이 열린다는 의미"라면서 그 과정에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와 허점들을 선제적으로 적극 파악해 대응해야 지금의 전환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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