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미투자, 산업계 낙수효과 입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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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미 투자 사업을 가스복합화력과 원자력발전 중심으로 구체화하면서 산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첫 투자 대상으로 미국 텍사스주 가스복합화력발전소가 거론되는 등 사업도 가시화하고 있다. 그러나 발전소를 짓는 것만으로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막대한 자금을 대고도 국내 기업이 배제된다면 미국의 전력난 해소에 돈만 보태고 정작 우리는 실익을 얻지 못하는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가장 즉각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는 가스터빈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부족이 심화한 미국은 건설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서둘러 확충해야 한다. 가스터빈은 발전소의 성능과 사업성을 좌우하는 핵심 설비다. 국내 기업은 오랜 연구개발을 거쳐 외국산에 의존하던 발전용 가스터빈을 독자 기술로 개발하고 상용화했다. 우리가 투자하는 발전소에 국산 제품을 공급해야 할 기술력과 명분을 모두 갖춘 셈이다.

이는 기자재 한두 대를 파는 데 그치지 않는다. 미국에서 납품 실적을 확보하면 신규 발전소와 노후 설비 교체는 물론 장기간 이어지는 부품 공급과 유지·보수 시장에도 진입할 수 있다. 국내 소재·부품 기업의 동반 진출도 가능하다. 반대로 해외 제품을 사용한다면 국민 자금으로 경쟁사의 실적과 장기 수익을 키워주는 결과가 된다.


원전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산업 기반을 넓힐 기회다. 국내 기업은 설계부터 주기기·보조기기 제작, 시공까지 원전 전반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의 신규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에 참여하면 현지 경험과 후속 수주 기반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사업 기간이 길고 인허가·공사 지연 위험이 큰 만큼 전력구매계약(PPA)과 대출 보증 등 투자금 회수 장치가 필요하다.

이번 투자에는 세금과 정책금융이 투입된다. 기업 자기자본 중심인 일본과 달리 국민이 위험을 부담하는 만큼 수익과 산업적 성과도 국내에 돌아와야 한다. 정부는 발전 사업 전반에서 국내 기업의 기자재 공급과 설계·조달·시공(EPC), 운영·정비, 지분 참여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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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투자는 단순한 자금 제공을 넘어 국산 기술의 수출길과 국내 산업계의 장기적인 먹거리를 확보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국민이 감당할 위험을 우리 산업의 경쟁력으로 되돌려 새로운 도약을 이끄는 디딤돌로 전환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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