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가입 실적 2년째 감소세
후발주자 농협, 올 상반기에만 11.4만건
무과실 배상책임제 도입 땐 보험 활용 확대 전망

은행권의 '보이스피싱 보상보험' 가입 실적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하반기 국회에서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책임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금융회사의 피해 보상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은행권이 보상보험 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이스피싱 피해 감소 영향?…보상보험 가입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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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개 은행의 보이스피싱보상보험 가입 규모는 2024년 1만6268건에서 2025년 1만4707건으로 오히려 줄었다. 올 상반기에는 5659건을 기록해 상반기 실적을 연간으로 단순 환산하면 1만1318건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4대 은행의 올해 가입 실적은 지난해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보이스피싱보상보험 가입 실적이 크게 늘지 않는 데에는 보상보험이 무료 부가서비스 성격이 강해 은행의 적극적인 홍보와 가입 유도가 없으면 가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 자체가 감소하면서 소비자가 느끼는 보험 가입 필요성도 낮아졌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발표한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 시행 이후인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전년 동기 2만900건에서 1만2554건으로 39.9% 줄었다. 같은 기간 피해액도 1조1137억원에서 6324억원으로 43.2% 감소했다.

반면 올해 보이스피싱 보상보험 사업을 시작한 NH농협은행은 후발주자로 참여했음에도 가입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가입 건수는 11만4780건으로, 상반기 실적만으로도 4대 은행의 지난해 연간 가입 실적을 크게 웃돌았다.


보이스피싱 보상보험은 보이스피싱이나 메신저피싱으로 발생한 금전적 피해를 보상하는 상품이다. 은행이 보험료를 부담하고 고객의 무료 가입을 지원하는 방식이 많으며, 상품에 따라 최대 1000만원까지 보장한다. 일부 은행은 시니어와 기초연금 수급자 등 금융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무료 가입을 지원하고 있다. 보장 기간은 통상 가입일로부터 1년이다.


일부 은행은 2024년 전후부터 금융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무료 보상보험 가입을 지원해왔다. 보이스피싱 수법이 지능화되고 고액 피해가 늘면서 금융회사들이 자체적으로 금융소비자 보호와 피해 구제 기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이 보험을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올 하반기 국회에서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책임제 관련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권이 보상보험 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정이 무과실 배상책임제 도입을 적극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다 금융당국도 제도 도입을 주요 과제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무과실 배상책임제는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했을 때 금융회사에 고의나 과실이 없더라도 일정 범위에서 피해자를 배상하도록 하는 제도다. 제도가 도입되면 금융회사의 보이스피싱 관련 보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다만 보상보험을 활용하면 보험회사와 부담을 나눠 금융회사가 직접 떠안는 비용을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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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상보험은 피해자의 손실을 보전하는 동시에 금융회사의 배상 부담을 분산할 수 있는 수단인 만큼 향후 활용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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