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우먼톡]'중고 신입' 열풍, 경력의 역설에서 상생의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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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생들 취업이 참 쉽지 않습니다." 최근 한 대학교 강연에서 만난 교수의 한탄이다. 신입에겐 '잔혹사'이나 현장에서 느끼는 기업의 경력직 채용 니즈는 결코 줄지 않았다. 과거 10년 이상 베테랑을 선호했다면, 최근에는 연차는 낮아도 즉시 실무 투입이 가능한 저연차 경력자를 찾는다.


올 상반기 국내 HR 담당자들이 꼽은 '올해의 HR 이슈 1위'는 단연 '중고 신입 선호 강화(인크루트 조사·33.5%)'였다. 실무 경험이 있는 신입을 원한다는 뜻이다. 인턴, 계약직, 타사 1~2년 경력을 갖춘 중고 신입은 기업에는 별도 교육 비용 없이 즉시 성과를 낼 수 있는 매력적인 카드다.

이런 현상은 공채 축소, 인공지능(AI) 기술 확산, 그리고 비용 절감 등이 맞물리며 한층 가속화됐다. AI가 신입급의 단순 업무를 대체하자 기업은 교육·적응 기간이 필요한 순수 신입보다 실무 경험자를 선호하게 되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2026년 조사에서 기업이 채용 시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요소 1위는 '직무 관련 업무 경험(67.6%)'이었다.


최근 한 컨설팅사 입사 4개월 차 신입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이 친구 역시 입사 전 1년의 인턴 경험을 거친 중고 신입이었다. 인턴 초기만 해도 엑셀 숙련도가 회사에서 중요하게 평가받는 역량이었으나 지금은 AI 활용으로 대체되었고, 대신 지금 본인에게 고민되는 건 프로젝트 조율 역량과 팀 내 소통 능력이라는 것이었다. 기업이 중고 신입을 원하는 이유도 어쩌면 단순히 실무에 빨리 투입할 사람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협업과 조율의 감각을 갖춘 사람을 원하기 때문일 수 있다.

사실 중고 신입 선호 채용이 기업에 완벽한 해법은 아니다. 조기 이직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본 저연차 인재들은 입사 후 확실한 성장 경로나 조직적 합일점이 보이지 않으면 또다시 빠른 이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동일하게 구직자 쪽에도 리스크는 존재한다. 명확한 커리어 목표 없는 짧고 반복적인 이직은 기업 입장에서 심각한 리스크로 평가받아 결국 시장에서 외면받기 쉽다. 한 조직에 깊이 뿌리내리지 못한 채 단기 경력만 쌓다 보면 실질적인 직무 역량의 성장은 이루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려보낼 위험도 크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의 현명한 대처법은 무엇일까. 우선 구직자들은 변화된 채용 지형을 냉정히 읽어야 한다. 첫 단추부터 완벽한 정규직만을 고집하기보다 인턴, 프로젝트, 계약직 등 작은 경험이라도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앞서 이야기한 컨설팅사 신입의 사례처럼 AI가 대신할 수 없는 자신만의 역량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


인재를 데려온 기업은 어떨까. 입사 후 빠르게 이직을 결심한 후보자들에게 처우 못지않게 자주 나오는 이유가 '성장'이다. 성장에 대한 답을 주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조건으로 데려온 중고 신입도 결국 또 다른 자리를 찾아 떠난다. 지금 이 업무를 잘해내면 1년 뒤, 3년 뒤 어떤 역량을 갖춘 사람이 되어 있을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중고 신입 선호 현상은 거스를 수 없는 채용 시장의 흐름이다. 기업도 구직자도 지속 가능한 성장과 상생을 도모하는 지혜로운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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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경 유니코써치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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