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원 넘게 떨어진 환율, 외화환산이익 키워
CET1 비율도 상승 여력 커져
인상기 접어든 금리…이자이익 증가로 이어질 듯

국내 금융지주가 금리 인상과 환율 하락이라는 겹호재를 만났다. 기준금리는 본격적인 인상 사이클에 접어들었고, 환율은 최근 두 달 사이 200원 이상 하락하며 1300원대 초반을 바라보고 있다. 이는 이자이익과 외화환산이익 등 수익 확대로 직결될 수 있다.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써낸 데 이어 3분기에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현미경]금리에 환율까지 '겹호재'…금융지주 3분기 최대 실적 넘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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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3분기 5.8조 당기순익 기대…'역대 최고' 작년 넘어서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전날 기준 5조7951억원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KB금융 1조8754억원 ▲신한금융 1조6557억원 ▲하나금융 1조2577억원 ▲우리금융 1조63억원 순이다.

이 같은 전망치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5조4863억원)을 3088억원(5.6%) 웃돈다. 올해 상반기 11조3392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이미 새 기록을 쓴 데 이어 올 3분기에도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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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올 3분기 들어 4대 금융그룹을 둘러싼 대외 경영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우선 기준금리가 7월부터 본격적인 인상 사이클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5월부터 1년 2개월간 동결됐던 기준금리는 7월 2.75%로 오른 데 이어 8월에도 연속 인상되며 3.0%까지 높아진 상태다. 이에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은행의 대출금리도 연 5% 수준까지 상승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적어도 내년 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출금리는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대출금리 인상은 금융지주의 주요 수입원인 이자이익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따라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원화대출이 늘고 있다는 점도 실적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올 8월 말 기준 농협은행까지 포함한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82조1192억원으로 6월 말 대비 7조1584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은 10조8802억원 늘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증가 규모가 큰) 기업대출의 금리가 가계대출 금리를 하회하고 있어 자산 리프라이싱(대출 자산의 평균 금리가 올라가는)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딜 수 있다"면서도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는 국면은 순이자마진(NIM) 상승에 구조적으로 우호적인 데다, 최근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NIM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상반기 고환율 부담 털었다…환율 급락에 '외화환산이익' 청신호

원·달러 환율도 최근 1300원대로 급격히 하락하면서 상반기의 고환율 부담을 덜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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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은 6월 말까지만 해도 1549.4원(주간 종가 기준)에 달했으나 7월 1424원으로 하락한 데 이어 8월에는 1368.6원까지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는 추가로 하락해 지난 7일 기준 1340원대까지 내려간 상태다. 두 달 사이 환율이 200원 이상 떨어졌다. 이는 경상수지 흑자에 힘입어 수출기업이 달러 매도 물량을 꾸준히 내놓고 있는 데다 엔화 강세에 동조하며 원화 가치가 상승한 결과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급락하면서 은행을 핵심 계열사로 둔 금융그룹이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율이 하락하면 은행의 외화환산이익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은행은 매 분기 말 해외 법인 출자금과 외화 표시 자산·부채를 원화로 환산해 재평가한다. 은행마다 외화자산과 부채 구조에 따라 환율 영향에는 차이가 있지만, 외화부채가 외화자산보다 많은 경우 원화 가치가 오를수록 회계상 외화환산이익이 확대되는 구조다.


현재 환율 수준이 9월 말까지 지속될 경우 하나금융은 2000억원, 우리금융은 1300억원 내외의 외화환산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나금융은 올 1분기 823억원, 2분기 275억원 등 상반기에만 총 1098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을 반영한 바 있다. 추산대로라면 3분기에 이 같은 손실을 모두 상쇄하는 것은 물론 추가 이익까지 내는 셈이다.


환율 하락은 금융그룹의 자본건전성 개선에도 긍정적이다. 환율이 하락하면 외화 위험가중자산(RWA)의 원화 환산 규모가 줄면서 전체 RWA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나 금융그룹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CET1 비율은 금융사가 위기 상황에서 손실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건전성 지표로, 분모인 RWA가 줄어들수록 상승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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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4대 금융그룹의 CET1 비율은 0.01~0.02%포인트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구조적 외환포지션 승인 및 확대 인정으로 이전보다는 환율 하락에 따른 민감도가 낮아지긴 했지만 환율 하락 시 여전히 CET1 비율은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며 "현 환율 수준이 이달 말까지 유지된다면 3분기 중에는 약 0.2~0.4%포인트 내외의 상승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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