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지평
엠플러스 특허침해 8년만에 최종 승소
'사후적 고찰' 판단 논리적으로 공략
손해배상액 산정 치열하게 숫자 입증
"기술이 나온 뒤 보면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허의 가치는 그 기술이 없던 당시에도 그런 착상을 쉽게 할 수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성창익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9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차전지 제조 장비 업체 엠플러스의 특허침해 소송을 8년 만에 최종 승소로 이끈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엠플러스는 성원에너텍이 자사의 이차전지용 극판 스태킹 장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1심에서는 관련 무효 소송에서 특허가 무효라는 판단이 나오면서 청구가 기각됐다. 이후 무효 판단이 대법원에서 파기됐고, 침해소송 항소심은 특허침해를 인정해 지연이자를 포함한 약 110억원의 손해배상과 제품 생산·판매 금지 및 폐기를 명했다. 대법원은 지난 7월 상대방의 상고를 기각해 판결을 확정했다.
승부처는 특허의 유효성을 지키는 일이었다. 상대방은 다른 산업 분야에서 쓰이던 유사 기술을 이차전지 장비에 적용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며 진보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평은 완성된 기술을 보고 과거에도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고 판단하는 '사후적 고찰'을 경계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성 변호사는 이를 '콜럼버스의 달걀'에 비유했다. 그는 "달걀 밑을 깨 세우는 방법을 보고 나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전에 방법을 생각해내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서로 다른 분야의 기술을 이차전지 제조에 적용하는 착상이 당시에도 쉬웠는지가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관련 무효소송은 별도 대리인과 진행됐지만, 지평은 침해소송에서 주장이 엇갈리지 않도록 내용을 공유하고 대응 방향을 조율했다.
침해 여부에서도 변수가 생겼다. 상대방은 1심에서 엠플러스 특허와 사실상 같은 방식으로 장비가 작동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가 항소심에서 이를 뒤집었다. 지평은 이미 성립한 재판상 자백은 쉽게 철회할 수 없다는 법리를 내세워 방어했다.
소송 후반부의 핵심은 손해배상액이었다. 허종 변호사는 "특허침해 사건에서는 상대방이 몇 대를 팔았는지, 이익률이 얼마인지까지 원고가 입증해야 하는데 관련 자료 대부분을 상대방이 가지고 있다는 게 어려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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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은 회계법인과 협업해 엠플러스의 매출원가와 판매액 등을 분석해 이익률을 산정했다. 법원의 자료 제출명령뿐만 아니라 세관·세무서 조회까지 활용해 상대방이 스스로 밝힌 것보다 약 100대 많은 판매 정황도 찾아냈다. 직원 인터뷰와 투입 인력·노동량 분석을 통해 엠플러스가 해당 물량을 실제 추가 생산할 능력이 있었다는 점도 입증했다. 이 결과 국내 특허침해 소송에서는 이례적으로 지연이자를 포함해 약 110억원의 손해배상을 인정받았다.
이번 판결은 과거 침해에 대한 금전배상을 넘어 향후 생산·판매 금지와 폐기까지 인정했다. 민지홍 변호사는 "특허를 침해해 얻는 이익보다 침해로 부담하게 될 책임이 작지 않다는 메시지를 준 판결"이라며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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