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KPMG 'VC투자로 읽는 IPO' 보고서
매각 회수 비중 56.5%→47.7%로 축소
예심 철회·미승인 기업 다수 실적에 발목

벤처캐피털(VC)이 투자금을 되찾는 통로가 지분 매각에서 기업공개(IPO)로 옮겨가고 있다. IPO를 통한 회수 비중은 2022년 24.3%에서 지난해 37.3%, 올해 상반기 37.9%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매각을 통한 회수 비중은 56.5%에서 47.7%로 낮아졌다.


삼정KPMG는 8일 'VC 투자로 읽는 IPO 시장 트렌드'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성장산업에 벤처투자가 몰리면서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의 IPO 진입 기회도 넓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IPO 쪽 문은 코스닥에서 먼저 열렸다. 당장 이익을 내지 못해도 기술력이나 성장성을 인정받으면 상장할 수 있는 기술평가특례·성장성특례를 활용한 기술기업 상장 비중은 2018년 25.7%에서 올해 상반기 56.3%로 커졌다. 코스닥 신규 상장 두 곳 중 한 곳 이상이 이 통로를 거친 셈이다.


투자금은 검증된 기업으로 쏠려

VC 자금 회수 통로, 매각에서 IPO로…비중 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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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수를 기다리는 자금도 다시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신규 벤처투자는 13조6244억원으로 전년보다 14.0%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8조86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2% 증가했다.

다만 돈이 고르게 퍼진 것은 아니다. 피투자기업 한 곳당 평균 투자금액은 2024년 25억4000만원에서 2025년 30억1000만원, 올해 상반기 38억6000만원으로 커졌다. 설립 3년 이하 초기 기업 투자도 전년 동기보다 57.7% 늘었다. 보고서는 정부가 출자하는 모태펀드의 초기 투자 확대와 AI·반도체·로보틱스 등 딥테크(원천기술) 스타트업의 대형 투자 유치를 이유로 들었다.


업종별로는 올해 상반기 바이오·의료가 1조5000억원(92.7% 증가), 전기·기계·장비가 1조5000억원(54.0% 증가), ICT제조가 1조1000억원(146.9% 증가)을 기록했다. 개별 기업으로는 리벨리온이 상장 직전 단계 투자(프리IPO)로 6400억원을, 퓨리오사AI가 4000억원을 유치했다.


철회·미승인 83%는 실적 이슈

VC 자금 회수 통로, 매각에서 IPO로…비중 37.9% 원본보기 아이콘

통로는 넓어졌지만 문턱까지 낮아진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상장예비심사(상장 자격을 미리 따지는 절차)를 철회했거나 승인받지 못한 기업의 83%가 매출 안정성, 실적 변동성, 성장성·수익성 등 실적과 관련된 이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기술특례를 활용한 상장도 기술의 독창성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워졌다. 목표시장의 규모와 성장성, 판매처 확보 여부, 생산 역량, 자본조달 능력 등 실제 사업화 가능성에 대한 검증이 강화되는 추세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IPO 준비 기업에 단기 공모 흥행보다 상장 이후에도 유지되는 실적 기반을 갖추라고 조언했다. 고객 의존도, 매출채권을 실제로 받을 수 있는지, 재고가 쌓이고 있는지, 수주를 근거로 잡은 추정 매출이 합리적인지를 상장 전부터 점검하라는 것이다. 내부통제와 특수관계자 거래 정비, 상환전환우선주(RCPS)·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 조건도 관리 대상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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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혜 삼정KPMG IPO지원센터장은 "IPO는 상장 승인이나 공모가 극대화로 끝나는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상장 이후 실적과 주가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이라며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은 추정 실적의 근거와 내부통제, 공모자금 활용계획, 오버행 리스크(대량 매물 출현)를 선제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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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수 주체인 VC를 향한 주문도 나왔다. 강 센터장은 "VC 역시 상장을 즉시 회수 시점으로 보기보다 보호예수(기존 주주가 상장 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묶는 장치)와 시장 수용력을 고려한 분할 회수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투자 단계부터 IPO 이후까지 아우르는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회수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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