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 이론지 '추스' 작심 비판
사이비 역사론 확산, 공식 사관 흔들
AI 숏폼 타고 번져…계정 처분 요구
중국에서 서구 역사를 부정하고 중국 문명의 우수성을 조작하는 '사이비 역사론'이 퍼지자 중국공산당이 직접 제동에 나섰다.
당나라 부존재론·서방위사론 등 사이비 주장 SNS서 급속 확산
7일 연합뉴스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인용해 "중국공산당 이론지 '추스'가 온라인의 극단적인 사이비 역사 주장들이 해외로까지 퍼지면서 중국의 학술 담론 주도권과 문화적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추스는 이달 초 발간한 잡지에서 '사이비 역사론의 역사 허무주의적 본질을 똑똑히 인식하자'는 제목의 글을 싣고 자국과 서양의 공식 역사를 부정하는 극단적 주장들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사이비 역사론은 크게 두 갈래인데, 하나는 중국사 자체를 부정하는 흐름이다. 지난 4∼5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진 '당나라 부존재론'이 대표적인 사례다. 북방 민족 계열이 세운 당나라가 애초에 없었고 그 시기 송나라가 존재했다는 주장이다.
다른 하나는 서구 문명이 중국에서 나왔다고 보는 '서방위사론'이다. 서양인들이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을 후대에 조작했고, 미적분이나 증기기관을 비롯한 서구의 주요 과학기술과 산업혁명 역시 중국 문명을 베낀 결과라는 주장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실존 인물이 아니라거나, 쓰촨성 어메이산과 알프스산맥의 중국어 명칭인 '아얼베이스'의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서구 문명의 뿌리가 중국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명나라 백과사전 '영락대전'이 서양 근대문명을 탄생시켰다는 주장도 같은 갈래다. 추스는 이런 주장들을 두고 "억지스럽고 터무니없는 서사"라고 비판했다.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짧은 동영상과 알고리즘 추천을 타고 빠르게 번지고 있다. 추스는 이를 "역사 허무주의의 반지성주의적 변종"이라고 규정하며, 관련 콘텐츠들이 "충격적인 결론을 먼저 제시하고 파편화된 정보를 앞뒤 맥락에서 떼어내 '증거'로 포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中 당국,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 역사관 충돌에 집중 단속
중국 당국이 특히 민감하게 주시하는 것은 이 흐름이 공식 역사관까지 흔든다는 점이다. 일부는 황실 혈통을 이유로 "원나라와 청나라는 중국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이와 연결된 '1644 사관'은 명나라가 멸망하고 청나라가 세워진 1644년을 중국 문명의 단절점으로 보고, 이후를 외래 세력의 지배 시기로 규정한다. 한족과 소수민족의 역사를 하나로 묶어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려는 중국공산당의 역사관과 충돌하는 시각이다.
중국 당국은 이런 주장을 퍼뜨린 1인 미디어 계정들을 지난해부터 집중 단속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인민일보 누리집과 저장성 당 위원회 선전부 SNS 계정 등 여러 관영매체가 사이비 역사학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관련 내용은 짧은 문장이나 영상으로 재가공돼 온라인에서 오히려 더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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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은 AI에 대한 경계도 촉구했다. 추스는 "AI가 만든 대량의 가짜 사료가 인터넷과 학습 데이터에 섞이면 알고리즘이 편견을 확대하고, 편견이 인식을 고착하고, 다시 인식이 알고리즘을 구축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며 "콘텐츠 플랫폼의 알고리즘 추천에 '주류 가치'를 반영하고, 장기간 사이비 역사론을 퍼뜨리는 계정은 법과 규정에 따라 처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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