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처 예산요구서 인구전략위에 의무제출…88조 인구예산 ‘사전협의권’ 내년부터 가동
예산요구서 사전 검증…컨트롤타워 기능 수행
15개 부처로 정부 위원 확대…정책 외연 확장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가 88조원 규모에 달하는 인구 정책과 예산을 총괄·조정할 핵심 무기인 '인구 예산 사전협의권'의 밑그림이 나왔다. 오는 10일 인구전략위원회(인구전략위)로 확대 개편되면서 갖게 되는 권한이다. 당연직 정부 위원 참여 부처도 기존 9개에서 15개로 대폭 늘어나면서 범정부 인구 사업에 대한 실질적인 조정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시행령'의 전부개정령안이 의결됐다고 8일 밝혔다. 지난 6월 공포된 인구전략기본법이 10일 시행됨에 따라 법률 위임 사항을 구체화한 후속 조치다. 시행령 제명도 '인구전략기본법 시행령'으로 변경됐다. 핵심은 그간 정책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온 각 부처의 인구 예산을 인구전략위가 총괄·조정하는 '인구예산 사전협의권'의 신설이다.
시행령에 따르면 각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인구전략 기본계획'에 포함된 사업으로서 복지부 장관의 의견을 들어 정한 금액 이상의 예산상 조치가 필요한 사업에 대해 매년 5월 31일까지 기획예산처에 낸 예산요구서를 인구전략위에도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위원회는 사업의 필요성과 적정성, 성과지표 등을 따져 주거, 고용, 돌봄, 지역균형발전 등 부처 간 칸막이에 갇혀 있던 과제들의 우선순위를 사전 협의하고 의견을 제시한다. 이 제도는 부처 간 준비 작업을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가동된다.
이 같은 '인구 예산 사전협의권'은 인구전략위에 '인구정책 컨트롤타워'로서의 실질적 권한을 부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출생·고령화 대책에 배정된 정부 예산은 지난해 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 12.6%에 달하는 88조5000억원에 달하지만, 위원회는 이를 사전 조율할 권한이 없어 '무늬만 컨트롤타워'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각에서는 사전협의권이 본예산 편성을 강제할 구속력까지 갖춘 것은 아니어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으나, 여러 부처로 흩어져있는 수십조원대 예산을 한 테이블에 모아 사전에 조율하는 공식 절차가 처음 제도화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는 것이 저고위의 시각이다.
위원회의 위상과 부처 장악력도 대대적으로 보강됐다. 위원 정수를 기존 25명에서 최대 40명으로 늘리고, 당연직 정부 위원으로 참여하는 중앙행정기관을 기존 9개에서 15개 부처로 대폭 확대했다. 외국인·비자 정책을 관장하는 법무부를 필두로 외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부, 중소벤처기업부,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새로 합류하면서 정책 외연이 인구구조 변화 전반으로 넓어졌다.
아울러 복지부 장관과 대통령 지명 간사위원이 공동위원장을 맡는 인구전략조정위원회를 통해 부처 간 이견을 사전에 조율하고, 사회전략·경제전략·조정평가·이주민 등 4개 전문위원회를 둬 전문성을 뒷받침하도록 했다. 각 부처와 광역지자체는 고위공무원단이나 2급 이상 간부를 인구정책책임관을 의무적으로 지정하도록 해 현장 실행력도 뒷받침하도록 했다. 아울러 매년 인구 정책 추진 실적을 종합 평가해 다음 해 4월 15일까지 통보하도록 법정 기한을 못 박아 사후 환류의 구속력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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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꽃시계 저고위 인구전략국장은 "이번 시행령이 규정하는 예산 사전협의 세부 지침 등 구체적인 사항도 신속히 마련할 것"이라며 "곧 출범하는 인구전략위가 인구정책 총괄 컨트롤타워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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