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모낭 깨운다…"이제 '탈모'까지 주사로 해결?" 판 뒤집는 K바이오
모낭 줄기세포·항체·RNA 등 신기전 속속
JW·올릭스·종근당 등 韓기업들도 '속도'
탈모 신약을 둘러싼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의 개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수십 년간 기존 치료제에 의존해온 시장에 모낭 줄기세포를 활성화하거나 항체로 모발 성장주기를 조절하는 등 새로운 기전의 후보물질이 잇따라 등장하면서다. 국내 기업들도 신기전 신약부터 장기지속형 주사제까지 개발 영역을 넓히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바이오텍을 중심으로 차세대 탈모 치료제의 임상이 눈에 띄게 진전되고 있다. 일라이릴리 등 빅파마의 투자까지 유입되면서 그동안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던 탈모 시장이 새로운 신약 격전지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기존 치료가 탈모 진행을 늦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차세대 후보들은 모낭 기능 회복과 성장주기 재활성화 등 보다 근본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펠라지파마슈티컬스의 'PP405'는 모낭 줄기세포의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미토콘드리아 피루브산 운반체(MPC)를 억제해 휴면 상태인 모낭 줄기세포를 다시 활성화한다. 단순히 모발이 빠지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활동을 멈춘 모낭을 다시 성장 단계로 돌리는 것이 목표다.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 앱사이의 'ABS-201'은 프로락틴 수용체(PRLR)를 차단하는 항체 신약이다. 프로락틴 신호가 모발을 성장기에서 퇴행기로 전환하는 과정에 관여한다는 점에 착안, 이 신호를 억제해 모발 성장기를 연장하고 가늘어진 모낭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전략이다. 코스모의 '클라스코테론'은 체내 남성호르몬을 낮추는 대신 두피의 안드로겐 수용체를 국소적으로 차단한다. 임상 3상까지 진행돼 차세대 탈모 치료제 가운데 상용화에 가장 가까운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탈모는 유전·호르몬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위축된 모낭을 다시 활성화하기도 어려워 신약 개발 난도가 특히 높은 분야로 꼽힌다. 현재 치료는 미녹시딜과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등에 의존하고 있다. 미녹시딜은 모발 성장을 촉진하고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탈모에 관여하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생성을 줄이는 방식이다. 효과를 유지하려면 장기간 사용해야 하고 여성 환자에게 쓸 수 있는 약물이 제한적인 점 등이 미충족 수요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JW중외제약과 올릭스가 신기전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JW중외제약의 'JW0061'은 모낭 줄기세포에 있는 GFRA1 수용체를 자극해 모낭 형성과 모발 성장에 관여하는 Wnt 신호를 활성화하는 방식이다. 남성호르몬을 억제하지 않고 모발 성장 경로를 직접 자극하는 외용제로 지난 2월 국내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올릭스의 'OLX104C'는 짧은간섭리보핵산(siRNA)을 이용해 두피에서 안드로겐 수용체 발현 자체를 낮춘다.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가 DHT 생성을 줄이는 것과 달리 DHT가 작용할 수용체를 만드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기존 약물의 복약 편의성을 개선하려는 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종근당은 두타스테리드를 한 번 투여하면 약 3개월간 방출되도록 만든 장기지속형 주사제 'CKD-843'의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인벤티지랩은 대웅제약과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월 1회 장기지속형 주사제 'IVL3001'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월 호주에서 임상 2상을 승인받아 유효성과 임상 3상 투여 용량을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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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관계자는 "탈모는 환자 수가 많은 데 비해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제한적이고 기존 약물도 장기간 복용해야 하거나 치료를 중단하면 효과가 유지되기 어렵다"며 "단순히 탈모 진행을 늦추는 것을 넘어 근본적인 치료제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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