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끊어진 사다리 정부가 메워야"
이창동, 프랑스식 민간투자 지원제도 제안
"과실 크게 열렸지만 작은 나무 다 죽어"
K콘텐츠 생태계 위기 진단도

이재명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영화에 투자하는 개인과 민간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K콘텐츠가 세계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독립영화와 신진 창작자가 상업영화로 진입하는 '사다리'가 끊기는 등 산업의 기반은 오히려 약해지고 있다는 현장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 마그 재단에서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 '뤼미에르 서밋' 개막식 후 열린 영화인과의 대화에서 손팻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서밋에 초청받은 한국 감독 및 배우들과의 간담회다. 오른쪽부터 김도연, 설경구, 전도연 배우, 이 대통령, 이창동, 정주리 감독, 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콘텐츠 총괄 부사장, 안현모 사회자. 2026.9.7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 마그 재단에서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 '뤼미에르 서밋' 개막식 후 열린 영화인과의 대화에서 손팻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서밋에 초청받은 한국 감독 및 배우들과의 간담회다. 오른쪽부터 김도연, 설경구, 전도연 배우, 이 대통령, 이창동, 정주리 감독, 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콘텐츠 총괄 부사장, 안현모 사회자. 2026.9.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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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생폴드방스 마그재단에서 이창동·정주리 감독, 전도연·설경구·김도연 배우, 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지역 콘텐츠 총괄 부사장과 '넥스트 씬, K-콘텐츠의 내일을 말하다' 간담회를 갖고 영화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도 국내 영화산업의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사실 대한민국 영화 산업에 대해서 약간의 걱정이 있다"며 "과실은 아주 크게 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상상을 하자면 밑에 풀들 작은 나무는 다 죽고 큰 고목만 몇 개 남았는데 이 고목들이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이라고 했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감독과 배우, 대형 콘텐츠가 잇따라 등장했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산업의 토대가 약해질 경우 K콘텐츠의 성과도 오래가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대통령은 "잔디밭 또는 풀밭처럼 아주 많은 풀들이 자라고 거기도 작은 나무들도 자라고 끊임없이 재생하는 데는 든든한 생태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함께한 이창동 감독은 "겉으로는 가장 화려하게 대단히 풍성한 결과를 보이는 것 같은데 사실 안에 있는 구조적인 위기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자신의 신작 '가능한 사랑'조차 국내에서 투자를 받지 못했고 결국 넷플릭스 투자로 제작에 들어갈 수 있었다며 국내 영화 투자시장의 위축을 보여주는 사례로 들었다.

정주리 감독도 독립영화가 제작 지원을 받아 작품을 만들더라도 주류 영화시장으로 진입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독립영화에서 새로운 감독과 작품이 등장하고 이들이 상업영화로 이동하며 산업 전체에 활력을 공급하던 연결고리가 약해졌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에 "사다리가 끊겼다"며 "이 간극을 사실은 정부가 메워줘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이 보장되는 대형 상업영화는 민간과 글로벌 투자자가 맡을 수 있지만, 독립·예술영화와 신진 창작자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는 정부가 보완해야 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이창동 감독은 프랑스가 장기간 시행해 온 민간 영화투자 세제지원 제도를 소개하며 한국에도 유사한 정책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정부가 제작비를 직접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에 투자하는 개인과 기업에 세제 혜택을 줘 중소 규모 작품과 독립영화, 신인 감독에게 민간 자금이 흘러가게 하자는 게 골자다. 이 감독의 제안을 청취한 이 대통령은 "(한국으로) 돌아가서 바로 시작해보라고 하겠다"며 "결과는 나중에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 마그 재단에서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 '뤼미에르 서밋' 개막식 후 열린 영화인과의 대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서밋에 초청받은 한국 감독 및 배우들과의 간담회다. 오른쪽부터 김도연, 설경구, 전도연 배우, 이 대통령, 이창동, 정주리 감독, 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콘텐츠 총괄 부사장, 안현모 사회자. 2026.9.7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 마그 재단에서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 '뤼미에르 서밋' 개막식 후 열린 영화인과의 대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서밋에 초청받은 한국 감독 및 배우들과의 간담회다. 오른쪽부터 김도연, 설경구, 전도연 배우, 이 대통령, 이창동, 정주리 감독, 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콘텐츠 총괄 부사장, 안현모 사회자. 2026.9.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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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독립예술과 순수문화 분야에서 소재 발굴과 작가 육성, 제작·유통 지원, 펀드 조성과 투자유치까지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지금부터는 아마 여러분들 문화예술 현장에서 일하시는 많은 분들이 상상했던 것 이상의 체감되는 정책들을 시행하게 될 것"이라며 "현장에 계신 우리 문화예술인들에게 새로운 희망, 기회를 만들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부가 현장의 구체적인 어려움을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점도 인정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의지를 가지고 있으니까 효율적인 문화예술 예산 또는 정책이 뭐냐라는 걸 많이 발굴해서 제안을 해달라"며 "전과는 다르다. 버려져 있는 존재들이 아니니까 용기를 가지고 실제로 많이 제안을 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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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대통령은 K콘텐츠의 경쟁력이 결국 새로운 창작자가 계속 등장할 수 있는 생태계에서 나온다면서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경쟁력이 있다"며 "그 사람들한테 기회를 줘야 한다. 그러면 거기서 풀도 자라고 나무도 자라고 거목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 마지막에 정주리 감독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영화산업의 창작자들이 생존의 위기를 느끼고 있다며 별도의 논의 자리를 요청하자, 이 대통령은 정 감독에게 "나한테 연락주세요", "진짜 한번 따로 봐요"라고 말하며 후속 대화를 예고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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