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프랑스 국빈방문…뤼미에르 서밋 참석
李 "혁신·창의성으로 위기를 기회로"
마크롱, 소비방식·문화주권 경고
영화·영상 국제정상회의에 58개국 274명 참석
극장·저작권·로컬 콘텐츠 해법 모색
한·프 2027년부터 5년간 10억 유로 투입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인공지능(AI)과 글로벌 플랫폼이 영화·영상 산업을 뒤흔드는 시대에 '인간의 창의성'을 산업의 중심에 둬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이 기술 혁신을 창작자의 성장과 로컬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로 연결하는 '상생'에 방점을 찍었고, 마크롱 대통령은 콘텐츠 소비방식까지 상품화하는 플랫폼 경제와 AI가 문화적 주권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 '뤼미에르 서밋'이 열리는 생폴드방스 마그 재단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26.9.7 연합뉴스
두 정상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 마그재단에서 열린 '뤼미에르 서밋' 개막식에 공동의장으로 참석해 이 같은 영상산업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영화와 영상의 미래만을 의제로 처음 개최된 국제 정상회의로, 각국 문화장관과 국제기구 인사, 영화·영상 기업 및 단체 대표, 감독·배우 등 58개국 274명이 모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대통령보다 먼저 마그재단에 도착해 건물 입구에서 기다렸다. 오전 10시16분께 이 대통령의 차량이 도착하자 악수로 맞이했고, 두 정상은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대화를 이어갔다. 기념촬영을 마친 뒤 나란히 행사장에 들어섰고 마크롱 대통령에 이어 이 대통령이 개막연설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관람 방식과 OTT 확산, AI 기술을 거론하며 "시대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분명한 위기"라면서도 "능동적으로 대처하면 분명하게 기회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해법으로는 △극장의 위기 극복 △인간의 창의성과 AI의 조화로운 공존 △독립영화를 통한 문화적 다양성 수호 △로컬과 글로벌의 상생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AI가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 영상 제작을 가능하게 하는 기회인 동시에 일자리 감소와 배우의 초상·음성 복제, 저작권과 학습데이터 문제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이 더 책임 있고, 인간 중심적으로 발전하며, 그 성과가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기회가 되는 시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영상 산업을 "어느 산업보다도 인간이 중심에 있는 산업"이라고 규정하며 AI가 인간의 성장을 돕는 방향으로 쓰여야 한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AI와 소셜미디어가 불러온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를 문제 삼았다. 영화관은 물론 TV와 게임기, 스마트폰까지 영상이 넘쳐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스크린을 많이 보지만 끊임없이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위험"이 생겼다는 진단이다.
특히 플랫폼들이 이용자의 관심과 체류시간을 붙잡기 위해 경쟁하면서, 깊이 생각하고 감동을 축적하는 작품보다 순간적인 자극과 반응을 노린 콘텐츠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서가 필요하고, 사유가 필요하고, 주의력이 필요하고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가 인간 창작자를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AI가 제작 역량을 높이고 비용을 낮출 수 있지만 작가와 창작자, 성우 등을 대신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저작권 보호와 불법복제 방지, 인간의 창작물과 AI 생성물을 구분하는 투명한 기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로 인한 위기에 이 대통령은 극장과 독립영화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관객 감소로 극장이 위기에 빠졌지만 "우리가 기억하고 사랑하는 극장의 모습을 다음 세대에도 반드시 이어줘야 한다"며 극장에서 볼 이유가 있는 작품과 젊은 세대의 관람 경험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독립영화는 영화 산업의 미래이자 지속적인 성장동력"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OTT에 대해서는 성과와 그늘을 함께 짚었다. 세계적인 플랫폼이 K콘텐츠 등 로컬 콘텐츠를 국경 밖으로 확산시켰지만 로컬 방송사의 영향력 축소와 제작사·플랫폼 간 상생이라는 새로운 과제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로컬과 글로벌의 상생과 공존이 전 세계 영화·영상 산업의 제1 원칙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책임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한 국가가 변화에 홀로 대응할 수 없다며 '영상의 다자주의'를 강조했다. 특히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거론하며 한 문화가 자신의 고유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세계적인 문화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 매그 재단에서 열린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 '뤼미에르 서밋'에서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 이번 서밋은 한국과 프랑스가 공동 의장국이다. 2026.9.7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두 정상은 이런 문제의식을 투자로 연결했다. 한국과 프랑스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각각 5억유로(약 7800억원)를 영상산업에 투입한다. 각국이 독립 펀드를 통해 자국 영상산업 기업을 우선 지원한 뒤 공동제작 등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뤼미에르 파트너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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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끊임없는 혁신과 뛰어난 창의성이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비결"이라고 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기술혁명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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