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전쟁 원한다…사실상 선포" 세계대전까지 거론됐다는데, 무슨 일
독일, '폭발물 드론' 배후로 러시아 지목
러 외무 "사실상 우리에게 전쟁 선포" 비난
지난달 독일 동부의 핵심 물류 거점인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에서 발견된 폭발물 탑재 드론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가 지목되면서 양국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독일 정부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러시아 총영사관과 문화원을 폐쇄하는 등 강력한 보복 조치에 나서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독일이 다시 전쟁을 원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독일, 공항 폭탄 드론 배후로 러시아 지목해 보복 조치
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달 4일 라이프치히-할레 공항 보안 구역에서 발생한 공작 시도였다. 해당 공항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의 지원 물자가 모이는 핵심 거점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군수 물류 중심지로 쓰여 왔다. 당시 우크라이나 안토노프항공 소속 An-124 대형 수송기 4대 인근에는 폭발물을 탑재한 드론이 나타났다. 공항 CCTV 영상에선 드론이 수송기 날개 부분을 타격하는 장면이 포착됐으며, 착륙을 시도하던 DHL 화물기 역시 정체불명의 비행물체와 충돌해 꼬리 날개에 손상을 입었다. 현장 인근에서는 최소 3대의 드론과 폭발물, 조종용 안테나 및 전자부품이 추가로 수거됐다.
독일 정부는 한 달여간의 자체 조사와 정보기관 분석을 거쳐 지난 1일 해당 사건을 러시아의 공작으로 공식 결론지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드론의 설계와 부품, 폭발물, 기폭 체계 등 이번에 사용된 수단은 러시아가 벌인 다른 하이브리드 작전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미 확인된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은 주독 러시아 대사를 초치한 데 이어 본 주재 러시아 총영사관을 폐쇄하고 베를린의 러시아 문화센터 '러시아 하우스' 운영 협정을 전격 종료했다. 독일 당국은 2024년 해당 공항 물류업체에서 발생한 택배 화재 사건 역시 러시아의 연루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러 외무 "사실상 선전포고" 맹비난…푸틴 "독일 내 정치적 지지율 하락 탓"
러시아 측은 이 결론을 "급하게 날조한 도발"로 규정하며 즉각 반발했다. 자국 내 독일 문화기관을 폐쇄하는 맞불 조치를 단행한 데 이어 지도부가 직접 나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그들은 드론을 발견했다. 러시아 드론이라고 말했지만 아무도 알아보지 않았다"며 "이는 본질적으로 실제 전쟁의 시작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기 전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그들은 다시 전쟁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의 안보 정책까지 거론하며 "독일을 다시 유럽의 군사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발언들이 실행되고 있다"며 "사실상 우리에게 전쟁을 선포하는 셈"이라고 했다. 이어 "러시아 영사관은 독일 본에서 쫓겨났고 협정은 파기됐다"며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기 전 독일이 외교 공관을 폐쇄했던 기억이 난다"고 거듭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독일이 제시한 증거가 "조작돼 심어진 것"이라며 "지지율이 하락하고 선거가 다가오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독일 집권 엘리트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문제가 주된 관련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했다.
독일, '대드론 부대' 배치 및 '사이버 돔' 구축 착수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작 위협이 현실화하자 독일 정부는 즉각 국가 핵심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안보 체계 재편에 나섰다. 독일 내무부는 공항, 기차역, 정부청사 등 국가 주요 인프라 상공을 보호하기 위해 주요 도시에 드론 무력화 전담 작전부대를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공공기관과 핵심 기업을 겨냥한 해킹 및 사이버 테러에 대응해 국가 차원의 통합 탐지·차단 시스템인 '사이버 돔' 구축을 병행 추진하기로 했다.
독일의 강경한 대응은 자국 인프라 파괴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비군사적 수단과 무력 공작을 혼합하는 하이브리드 공격이 가시화됨에 따라 단순한 외교적 항의를 넘어 실제적인 방어력을 증강하는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EU·나토 "러시아 공격 명백"…단결 결의
독일의 강력한 대응 조치에 서방 진영은 총결집하는 모습이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독일이 제시한 증거의 명확성을 높이 평가하며 "나토는 어떠한 위협으로부터도 모든 동맹국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며 "우리의 단결과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는 의지를 약화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는 헛수고이며 실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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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역시 "하이브리드 공격을 명확한 대응 없이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EU 차원의 추가 제재안 마련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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