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초회보험료 순위 5위→3위
경쟁사들은 질병보험 영업전략 고수
"고수익 계약 위해 언더라이팅 강화"
메리츠화재가 공격적인 상해보험 영업 전략을 앞세워 상반기 손해보험사 장기보험 초회보험료(매출) 순위를 5위에서 3위로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보험 중심의 영업 전략을 고수한 삼성화재·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은 초회보험료 순위가 하락했다.
8일 보험개발원 보험통계조회서비스를 통해 집계한 결과, 상반기(1~6월) 상위 8개 손보사의 장기보험 초회보험료는 4518억원으로 전년 동기(5070억원) 대비 10.9% 감소했다.
회사별로 보면 삼성화재(929억원)와 DB손해보험(834억원)이 각각 1·2위를 지켰다. 메리츠화재(716억원)는 5위에서 3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이어 KB손해보험(633억원), 현대해상(608억원), 한화손해보험(479억원), 흥국화재(221억원), 롯데손해보험(97억원) 순이었다.
손보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초회보험료 순위가 상해보험과 질병보험 영업 전략의 차이에서 갈린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전체 장기보험 초회보험료는 전년 대비 10.9% 감소했지만 상해보험 초회보험료는 1553억원에서 1708억원으로 10.0% 증가했다.
전체 장기보험 초회보험료에서 상해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회사는 한화손보(77.8%)와 메리츠화재(77.0%)였다. 8개사의 전체 상해보험 초회보험료 가운데 두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54.1%에 달했다.
업계는 메리츠화재의 상해보험 실적이 늘어난 배경 중 하나로 최근 'N잡러 설계사(부업 설계사)'를 포함한 영업 조직을 대폭 확대한 점을 꼽는다. 상해보험은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 사고로 신체에 입은 피해를 보장하는 상품으로, 주로 골절·화상·깁스 특약 등으로 구성된다. 암·뇌혈관·심장질환 등을 보장하는 질병보험에 비해 가입자의 과거 병력 고지 부담이 적고 인수심사(언더라이팅) 기준도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영업 숙련도가 낮은 신입 설계사나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를 활용한 영업도 비교적 용이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전속 설계사 수 증가 추이를 통해 각사의 N잡러 설계사 확보 현황을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 전속 설계사 수는 메리츠화재가 4만9760명으로 1위, 한화손보가 1만5430명으로 4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해보험은 질병보험보다 보장 구조가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보장 영역도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비교적 직관적이어서 숙련도가 낮은 설계사도 가입자를 상대로 영업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보험 위주의 영업 전략을 구사한 손보사들은 상반기 초회보험료 감소에도 당분간 질병보험 중심의 영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질병보험은 상해보험보다 계약기간이 길고 보험료도 높은 편이어서 장기 수익성 확보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DB손보는 지난달 28일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통해 수익성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을 높이고 고객 계약갱신율 제고에 주력하겠다고 발표했다. 현 수준보다 신계약 규모를 20% 늘리는 외형 성장을 추진할 경우 승환(갈아타기) 계약이 증가해 궁극적으로 CSM 순증에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DB손보뿐 아니라 상위 손보사 상당수는 상반기 초회보험료 규모에 연연하기보다 수익성이 높은 질병보험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정공법'을 택하고 있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최근 보장성보험의 성장세가 다소 완만해지고 수익성이 낮은 초경증 간편보험 등의 판매를 줄이면서 초회보험료가 감소한 점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질병보험 등 수익성이 높은 상품 판매 중심의 경영 전략은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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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손보사 관계자도 "상반기 초회보험료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과당경쟁을 지양하면서 수익성 높은 계약에 집중하는 경영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며 "최근 대형 손보사들은 언더라이팅 기준과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자사 경영 방침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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