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화장실 포함된 '원룸형 고시원' 多
'프리미엄' 붙으면 월 100만원까지도
외국인 교환학생·공무원·대학생도 발걸음

60만원에 육박하는 월세를 내고도 약 1000만원의 보증금과 10여만원에 이르는 '원룸'의 관리비는 별도다. 높은 원룸 주거비에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직장인, 외국인 유학생까지 고시원을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명목으로 고시원 월세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청년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인천 서구에 위치한 한 프리미엄 고시룸. 월 65만원에 관리비는 별도다. 고방 웹사이트 캡처

인천 서구에 위치한 한 프리미엄 고시룸. 월 65만원에 관리비는 별도다. 고방 웹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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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서울 시내 고시원은 2024년 5115곳에서 5180곳으로 늘었다. 대학들이 밀집한 신촌권의 경우 2022년 114곳에서 지난해 121곳으로 증가했다. 실제로 고시원을 찾는 이들은 고시생에 국한되지 않고, 방학 기간 방을 구하는 대학생이나 단기 근무 중인 직장인, 유학생 등으로 폭넓게 확산하고 있다.


과거 고시원은 침대와 책상만 두고 화장실이나 주방을 공유하는 형태가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방 안에 개인 화장실과 샤워실을 갖춘 원룸형 고시원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는 전세 사기 여파와 높은 전·월세 부담이 맞물리며 보증금 부담이 적은 단기 주거를 찾는 2030 세대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프리미엄' 명목으로 고시원 월세도 치솟아

문제는 이마저도 '프리미엄 고시원'의 경우 월 이용료가 70만~100만원을 훌쩍 넘어 고시원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고려될 수 있을지도 우려된다는 점이다. 주로 최근 2년 이내 리모델링을 마친 시설들이 화이트·우드톤의 깔끔한 호텔식 로비와 공용 헬스장 등을 내세우고 있으며, 주요 대학가나 강남권에서 한 달 이상 대기자가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프리미엄 원룸텔. 월세 90만~100만원에 보증금은 50만원이다. 고방 웹사이트 캡처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프리미엄 원룸텔. 월세 90만~100만원에 보증금은 50만원이다. 고방 웹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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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화려한 마케팅 이면에 감춰진 주거 환경의 문제는 여전히 취약하다. 현행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은 고시원을 학습자가 숙박 또는 숙식을 할 수 있도록 구획된 공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긴 복도 구조와 작은 실면적, 공용시설 중심의 생활 방식은 크게 바뀌지 않아 실질적인 주거요건의 개선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안전이다. 자신을 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취업을 준비하면서 고시원에 지내고 있다고 소개한 20대 여성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매달 70만원을 내고 프리미엄 고시원에 거주 중인데, 모든 방이 환풍기를 공유하고 있어 여기서 불이 나면 다 죽겠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며 "에어컨도 중앙제어 방식으로 냉방돼 한여름을 선풍기 하나로 버텼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이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소재 고시원을 소개하고 있다. 엑스 (구 트위터) 캡처

한 누리꾼이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소재 고시원을 소개하고 있다. 엑스 (구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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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높은 보증금과 월세를 감당할 수 없어 고시원 수요가 늘자 SNS 등을 통해 고시원 창업을 광고하는 업체들도 늘었다. 한 업체는 "원룸 2배에 가까운 수익률을 보장한다"며 "다가구 원룸의 경우 30평 면적에 최대 방 4개가 전부지만, 고시원의 경우 방을 쪼개 8개까지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책상 빼고 '욕조' 넣겠다던 정부, 청년들 역풍에 철회

'공부방'으로 통했던 고시원이 실질적인 주거 공간으로 변모하자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2일 건축 기준 개정안을 통해 방마다 의무적이던 책상을 없애고 욕조 설치를 허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시원을 더 이상 시험 공간으로 한정할 수 없으며 위생 시설을 선호하는 수요를 반영하겠다는 취지였다.

비좁은 고시원 방에 욕조가 들어찬 AI 이미지. 엑스(구 트위터) 캡처

비좁은 고시원 방에 욕조가 들어찬 AI 이미지. 엑스(구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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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발표 직후 SNS에서는 거센 논란이 일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탁상공론이다", "고시원이 아니라 프라이빗 사우나"라는 반응이 나왔다. 1인 가구 1000만 시대에 청년들의 비주택 거주 비율이 치솟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주거 환경 개선은 외면한 채 욕조만 허용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특히 복도로 난 창문으로 환기가 안 되는 저렴한 방에 사는 청년들에게 욕조는 실효성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습기와 곰팡이를 유발하고 월세 인상의 명분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는 행정 예고 (8월 12일~8월 31일) 나흘 만에 개정안 재검토 입장을 밝혔다.

공공임대 배정받아도 현실은 입주 '포기'

이에 정부는 또 다른 해결책으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고시원이나 반지하 등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은 배정받고도 입주를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지난 6일 국회입법조사처의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쪽방이나 고시원 등에서 공공임대로 이주하는 주거 상향 지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관악구 대학동 청년안심주택. 관악구

관악구 대학동 청년안심주택. 관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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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공임대의 월 임대료와 관리비가 기존에 받던 주거급여보다 높아 다시 고시원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고시원·쪽방은 월세에 전기·수도 등 공과금이 포함된 경우가 다수 있지만, 공공임대 아파트는 관리비가 별도로 부과돼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공임대 공급 물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입주와 정착까지 이어지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시원으로 몰리는 청년들의 주거 난민화를 막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주거 기준을 담보하고 실질적인 정착률을 높이는 정교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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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토교통부는 올해 공공임대 14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건설임대 3만가구와 매입임대 6만5000가구 전세 임대 4만5000가구다. 2026~2027년 수도권 신축매입주택 7만가구를 공급하고 주거급여 대상도 지난해 195만가구에서 올해 202만가구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반지하와 쪽방 거주자의 주거 상향 지원도 이어갈 방침이다.


신은서 인턴기자 els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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