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무라벨 의무화 제도 실시
판매 채널·제조지에 따라 무라벨 차이
# 30대 직장인 김현주(가명)씨는 주말 나들이 차 공원을 찾았다가 한낮 무더위에 목이 말라 편의점에 들러 물 한 병 구매했다. 냉장고 안 진열대에 배치된 생수를 고르던 중 김 씨는 눈에 띈 건 바로 페트병을 감싼 라벨이었다. 전날 분리수거장에서 라벨이 가득 담긴 통을 보고는 놀랐던 터였다. 김 씨는 "무라벨 제도 도입해서 재활용품 버릴 때 훨씬 편해졌는데, 아직 재활용품 비닐 처리통에는 라벨이 쌓여있더라"라고 말했다.
올해 먹는샘물 무라벨 제도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판매채널과 제조 지역 등의 차이로 마트나 편의점 생수 코너에서 라벨 부착 여부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월부터 무라벨 의무화 제도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 판매 제품과 오프라인 묶음 판매 제품에는 생수가 무라벨로 판매되고 있다. 제조 지역에 따라 국내에서 생산했을 경우 무라벨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반면 편의점이나 슈퍼 등에서 한 병씩 판매하는 제품에는 연말까지 '전환 안내 기간'이 운영된다. QR코드를 활용한 상품정보 확인과 POS 인식 등 판매 현장의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또 해외에서 생산을 마친 뒤 완제품 형태로 국내에 들어오는 수입 먹는샘물은 무라벨 의무를 적용받지 않는다.
생수와 비슷한 혼합음료 제품도 법적으로 먹는샘물에 해당하지 않아 이번 무라벨 제도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먹는샘물은 지하수, 용천수 등 자연 상태의 물을 취수해 제조하지만, 혼합음료는 물이나 원료에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더해 만든 음료로 식품 관련 기준에 따라 관리된다. 법적으로 먹는샘물에 해당하지 않아 혼합음료의 경우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아닌 식품의약안전처에서 관리한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매대에서 라벨과 무라벨 제품이 함께 판매되는 배경에 서로 다른 세 가지 기준이 있는 것"이라며 "소비자 눈에는 모두 투명한 페트병에 담긴 비슷한 물이지만, 실제 적용되는 제도는 서로 다른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제도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먹는샘물 제조업체는 60여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생수 브랜드 수를 400개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사각지대를 인지하지 못한 채 불편함을 겪고 플라스틱을 양산하는 방식으로 소비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먹는샘물은 기본적으로 한 곳의 제조업체에서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생산하는 구조다. 같은 브랜드의 생수 제품이라 해도 여러 제조업체에 걸쳐 생산되는 경우도 눈에 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 시 취수원이 다를 수 있다며 랜덤으로 배송한다고 안내하기도 한다.
국내 먹는샘물 업체들의 무라벨 전환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제주삼다수는 지난 5월부터 국내 판매용 제품의 생산을 100% 무라벨 방식으로 전환했다. 국내 제조업체들이 생산·유통 체계를 무라벨 중심으로 바꾸면서 앞으로 매대에서 무라벨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먹는샘물의 품질안전인증제 시범사업을 추진하며 취수원과 제조공정, 위생관리, 수질과 용기 안전성 등 전반적인 생산 안전 관리 수준을 점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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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벨 제도는 라벨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줄이고 소비자의 분리배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정부는 2024년 먹는샘물 생산량 약 52억병을 기준으로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경우 연간 약 2270t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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