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서 사전제작 후 현장서 조립
설계·구축·설치 시간 단축 효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를 모듈형으로 미리 구축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사전제작형 모듈러 데이터센터(Pre-fabricated Modular Data Center·PMDC)가 AIDC를 확장하려는 기업들의 새로운 공략 기술로 잡고 있다. PMDC는 설계와 구축에 드는 기간이 비교적 짧은 데다가 구성요소를 쉽게 바꿀 수 있어 유연한 AIDC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7일 IT·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4일 경기 안양시 평촌메가센터에서 파트너사들과 함께 PMDC 얼라이언스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PMDC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서버와 건축 구조물, 전력, 냉각설비 등을 모듈 단위로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경험에 바탕해 ▲PMDC 운영 기준·기술 요건 정의 ▲사업 방향 수립 ▲모델 검증 등 역할을 수행한다. PMDC 얼라이언스에는 GS건설, 자이C&A, 간삼건축, D&O CM 등도 함께 참여해 각자의 전문 분야인 설계, 시공, 인프라 구축 등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지난 6월 '국가 AI데이터센터 고도화 사업'의 GPU 클라우드 공급사로 선정된 엘리스그룹도 PMDC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의 H100, B200 등 최신 GPU를탑재하는 과정에서 고밀도 전력 인프라와 고효율 냉각 시스템을 갖춘 엘리스그룹의 '엘리스 AI PMDC'가 적용된다.
LG CNS도 지난 3월 컨테이너 하나에 GPU 576장을 넣을 수 있는 소형 데이터센터 'AI 하우스(HAUS)'를 공개했다. 별도 건물을 지을 필요 없이 6개월 만에 데이터센터 구축이 가능해 AIDC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LG CNS는 'AI 하우스'를 부산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부지에 구축할 예정이다.
글로벌 빅테크(대형정보기술기업)들도 PMDC를 포괄하는 개념인 모듈형 데이터센터(MDC) 사업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컨테이너 형태의 MDC를 공개하고 사업화 단계를 밟고 있다. 주로 미국 국방부 등 공공 부문을 겨냥, 작전 지역과 재해복구 지역 등 컴퓨팅 인프라가 없는 곳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PMDC의 도입과 활용 사례가 늘어나는 건 AI 인프라의 발전 속도가 빨라져 기존 AIDC 구축 방식에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데이터센터 인프라는 설계와 시공, 설비 작업과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구축까지 모두 합쳐 약 3~4년의 기간이 소요된다. 문제는 GPU 인프라가 매년 새롭게 출시돼 AIDC 구축 당시 탑재하려고 했던 GPU 인프라가 완공 이후에는 구형이 돼 버린다는 점이다. 반면 PMDC는 제조 기간을 포함해 구축, 설치까지 3개월 정도면 충분하다.
최신 인프라의 전력 소모량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PMDC가 각광받는 이유 중 하나다. 2021년 출시된 엔비디아 A100의 전력 소모량은 400와트(W)였지만, 2024년 공개된 B200은 1000W로 2배 이상 늘었다. 구형 GPU의 탑재를 예상하고 AIDC의 전력 인프라를 설계하면 이후 출시되는 최신 GPU의 탑재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PMDC를 활용하면 모듈화된 전력 인프라를 빠르게 늘리거나 AIDC 규모 자체를 단기간 내 키울 수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출국까지 단 5분' 마이바흐 타고 비행기까지 간다...
에이전틱 AI와 범용인공지능(AG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만큼 PMDC의 도입과 구축 사례는 앞으로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도 인텔리전스는 글로벌 MDC 시장의 규모가 올해 426억5000만달러(약 57조원)에서 2031년 1012억2000만달러(약 136조원)로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PMDC 방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62.87%로, PMDC가 시장 성장세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