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이 집값 올려 주택난"…EU, '단기 임대' 빗장 건다
EU 집행위, 조만간 단기임대 규제 초안 공개
역내 단기임대 6년 만에 93% 급증세 지속
에어비앤비 "공급 확대가 진짜 해법" 반박
유럽연합(EU)이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관광객용 단기 임대를 도시가 직접 틀어막을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장치를 내놓는다.
4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AFP통신 등을 인용해 "EU 집행위원회가 심각한 주택난에 대응해 유럽 도시들이 단기 임대 서비스를 제한할 수 있는 새로운 법적 수단을 마련하고 있으며, 관련 규정을 담은 법안 초안을 오는 9일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역내 단기 임대 활동은 지난 2018년부터 2024년 사이 93% 늘었다. 유럽연합 통계청(유로스타트) 집계로도 지난해 EU에서 에어비앤비와 부킹닷컴, 익스피디아를 통해 예약된 숙박일은 9억 5160만 박으로 2023년보다 32.4% 많았다.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세 나라가 전체의 56.8%를 가져갔고, 도시로는 프랑스 파리가 2630만 박으로 가장 많았다.
관광객이 해마다 수천만 명씩 몰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피렌체 등지의 주민들은 "단기 임대 주택이 집값을 밀어 올려 살 곳을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호소해 왔다. 지난해 6월에는 '남유럽 반관광화 네트워크' 주도로 스페인과 이탈리아, 포르투갈 주요 도시에서 관광 산업에 항의하는 시위가 동시에 열리기도 했다.
주민 원성이 커지자 지역 당국들이 규제 강화에 나서려 했으나, 손발이 묶여 있었다. 임대업체와 관광업계가 반발한 데다, 이런 규제가 EU 단일시장 규정과 부딪칠 수 있다는 법적 불확실성 때문이다. 현재 기준으로 규제 강도가 가장 센 곳은 바르셀로나다. 지난 2024년 자우메 콜보니 바르셀로나 시장은 "시내 관광용 아파트 약 1만 곳의 허가가 만료되는 2028년 11월 이후 갱신을 일절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관광객에게 내주던 집을 전부 주거용으로 돌려놓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개별 대응만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는 판단이 EU를 움직였다. 지난 10년간 역내 부동산 가격은 60%, 임대료는 20% 넘게 올랐고 수백만 명이 주택난을 겪고 있다. 주요국 대부분에서 집값이 뛰면서 EU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는 압박도 커졌다.
이번 규정은 EU 집행위가 그 해법으로 지난해 12월 공개한 '감당 가능한 주택 법안'의 일환이다. 초안에는 특정 지역이 '주택 공급 압박' 상태로 판정되면 그 지역의 단기 임대 이용이나 제공을 제한하고, 단기 임대를 노린 부동산 매입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조항이 담겼다. 각국 정부와 지방 당국은 해당 지역의 '소득 대비 가격 비율' 같은 지표를 근거로 '주택난' 지역을 직접 지정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빗장을 걸려면 구체적인 조건도 채워야 한다. 브뤼셀에 본사를 둔 EU 전문매체 '유락티브'는 "'단기 임대가 최소 3년간 주거 비용을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입증해야 규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조항이 함께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집주인이 본인이 사는 집을 잠시 빌려주는 경우는 규제 대상에서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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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규제 효과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다. '바르셀로나 관광 아파트협회(APARTUR)'는 "관광용 아파트가 시 전체 주택의 0.77%에 그쳐 이를 없애도 주택난이 풀리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에어비앤비 측도 "유럽의 주택 위기는 구조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며, 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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