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정보 끊고 창작 몰두한 미야자키 하야오
스즈키 "AI와 정반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 제작을 맡아온 스즈키 도시오 스튜디오 지브리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인공지능(AI)이 이른바 '지브리 스타일'의 외형을 모방할 수는 있지만, 진짜 지브리 작품과 같은 표현을 만들어내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견해를 밝혔다.


"다들 금방 싫증 낼 것이라 생각"…스즈키가 본 '지브리풍' AI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장면. 지브리 스튜디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장면. 지브리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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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대표는 6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로 '지브리풍'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한때 유행했을 당시 여러 매체의 취재 요청을 모두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들 금방 싫증 낼 것이라고 생각해서 거절했다"며 "일종의 애니메이션은 AI로도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관련 지식이 있는 사람이면 금세 가짜인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별 의미도 재미도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스즈키 대표는 또 미야자키 감독이 AI의 존재 자체를 모를 정도로 외부 세계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전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조차 싫어할 정도로 세상사에 관심을 두지 않지만, 정작 그의 작품에는 현대사회를 날카롭게 파고드는 시선이 담긴다는 것이다. 스즈키 대표는 이를 두고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본능적으로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2024년 미국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제작할 당시 스마트폰은 물론 신문과 TV 등 미디어를 멀리하고 사교적인 만남도 끊은 채 외부 정보를 차단한 상태에서 창작에 몰두했다고 한다. 스즈키 대표는 "AI는 어떻게든 정보를 수집하려 하지만 그는 정반대였던 것"이라고 회고했다.

특히 작품 속 명장면으로 꼽히는 왜가리의 입에서 갑자기 사람의 얼굴이 튀어나오는 장면에 대해 전문가들은 "컴퓨터그래픽(CG)으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표현"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스즈키 대표는 "미야자키 감독이 외부 정보를 차단하고 작업했던 방식이 결국 컴퓨터가 가장 어려워하는 모습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즈키도 AI 활용…"유능한 조수 생긴 느낌"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포스터. 대원미디어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포스터. 대원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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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스즈키 대표는 자신도 AI를 활용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호기심에 AI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대화가 성립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AI가 금세 '당신은 지브리의 스즈키 씨군요'라고 알아차리더라"고 말했다. 자신의 과거 작업과 발언이 인터넷에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내 과거를 전부 알고 있는 유능한 조수가 생긴 듯한 느낌"이라며 "편하고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AI에 원고 작성을 맡겨본 경험을 두고는 한계를 지적했다. 스즈키 대표는 "원고를 쓰는 일을 AI에게 조금 맡겨봤는데, '전부 맡기면 엉망인 결과물이 나오겠구나'라는 것을 금방 알았다"며 "내가 무엇을 쓰고 싶은지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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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스즈키 대표는 1989년부터 스튜디오 지브리에 합류한 이후 미야자키 감독이 만든 극장용 애니메이션 작품 대부분을 프로듀싱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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