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너지부 장관도 "미국 만의 책임 아냐"
이란 "군사력 배치할 시 참전 간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이 자원 투입에 나서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이란은 군사력을 배치할 경우 사실상 참전으로 간주하겠다며 경고하면서 한국 정부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방문 시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영접 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방문 시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영접 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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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등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지난 4일 한국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기여 방안 검토와 관련한 질의에 "한국은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 가운데 하나"라며 "우리는 여전히 한국이 역내에 자원을 투입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당국자는 한국이 투입해야 할 자원의 종류나 규모, 시점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관련 질의에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나서서 지원하기를 기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고 답했다. 한국의 잠재적인 자산이나 병력 배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에 문의해 달라"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확보하는 책임을 미국이 홀로 부담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역할 확대를 요구해왔다.

이날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CNN, 폭스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보호하는 데 미군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면서도 "이것이 미국만의 책임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라이트 장관은 현재 미국 외에 작전에 참여하는 군사 자산은 중동 지역 내 동맹국과 우방국이 제공한 것이라며 "역외 국가의 자산도 투입되기를 바라며 조속히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백악관이 한국의 자원 투입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한국을 포함한 중동 밖 동맹국의 군사적 기여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압박이 계속되자 한국 정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4일 "한국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는 것은 아니다"며 검토 대상에 군사적 기여 방안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외 파병 가능성과 관련해 "한반도 대비 태세에 큰 손상이 없는 범위에서는 운신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파견 전력이나 시기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검토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해상초계기와 군수지원함, 기뢰 탐색·제거 병력 등의 파견이 거론된다. 실제 해외 파병을 결정하려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검토와 국무회의 의결, 국회 동의 등의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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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이란도 한국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력을 배치할 경우 사실상의 참전으로 간주하겠고 경고했다. 헤즈볼라와 연계된 레바논 매체 알 마야딘은 이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에 반대하는 한국의 어떠한 개입도 이란에 대한 침략과 전쟁에 직접 군사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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