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빈방문 李, 마크롱과 '호르무즈' 논의 주목
트럼프 압박 속 英·佛 주도 호르무즈 협력체 참여 수위 주목
8일 마크롱과 정상회담…군사적 기여 범위 조율 가능성
이재명 대통령이 프랑스 국빈방문 일정에 돌입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가 한·프 정상 외교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향해 대(對)이란 기여를 거듭 압박하는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항행을 위한 다국적 임무를 주도해온 프랑스와 군사적 기여 방안을 구체화할지가 이번 순방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6일(현지시간) 프랑스 니스 코트다쥐르 공항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환영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6.9.7 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프랑스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7일 프랑스 남부 니스 인근에서 열리는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 '뤼미에르 서밋'에 참석한다. 지난 4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국빈 방한에 이어 5개월 만에 상호 국빈방문을 완성하는 일정이다. 두 정상은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만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도착 첫 일정으로 5대륙 창작자들과 만나 영화·영상 산업의 미래와 문화산업 협력 방안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이어 7일 뤼미에르 서밋 개막식에서 공동의장으로 연설한 뒤 파리로 이동한다. 8일부터는 개선문 헌화와 공식환영식, 마크롱 대통령과의 단독 오찬 및 확대 정상회담 등 본격적인 국빈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양국 정상은 이번 만남에서 급변하는 국제질서에 대응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가는 한편 인공지능(AI)·우주·원자력·바이오 등 첨단기술 분야의 경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가장 주목되는 의제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다자간 협력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지원하기 위한 다국적 군사 임무 구상을 주도해왔고 한국 역시 관련 논의에 참여해왔다. 정부도 자유항행 회복을 위한 군사적·비군사적 기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청와대는 호르무즈 해협 파견과 관련한 사안은 "결정된 바 없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시민사회와 간담회에서 파병과 관련해 "고심이 깊다"면서 진척된 게 없다는 취지로 답변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논의가 한 단계 구체화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4일 "프랑스는 호르무즈 통항을 위한 국제적 연대에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나라이고 우리와도 협의해왔다"며 한·프 정상 간 논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군사적 기여와 관련해서도 "한반도 대비 태세에 큰 손상이 있지 않은 범위 내에서는 운신할 수도 있다"고 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프랑스 순방 사전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최근 급변하는 국제질서에 대응하고 안보와 경제, 과학기술, 문화와 인적 교류에 이르는 구체적인 협력 성과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중심으로 미국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점은 이번 국빈 방문에서 해당 사안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국이 이란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지원 요청에 소극적이었다는 취지로 공개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4일에는 한국이 국산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Ⅱ'를 우크라이나에 판매해야 한다고 주장한 워싱턴포스트 칼럼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호르무즈에 이어 우크라이나 지원까지 끌어내며 한국의 안보 기여를 전방위로 압박하는 모양새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프랑스 니스 코트다쥐르 공항에서 영접나온 에리크 시오티 니스 시장(왼쪽)이 선물한 기념메달을 보며 대화하고 있다. 2026.9.7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은 한국에도 직접적인 경제·안보 이해가 걸린 문제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70%가 이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자유항행 회복에는 이견이 크지 않다. 문제는 외교적 지원을 넘어 병력이나 군사 자산을 보내는 단계로 갈 것인지다. 실제 파병으로 이어질 경우 국회 동의와 국내 여론은 물론 이란과의 관계, 한반도 대비 태세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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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안팎에서는 한·프 정상회담에서 곧바로 '파병 결론'이 나오기보다는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임무의 성격과 범위, 다국적 임무단과의 협력 방식을 놓고 양 정상이 큰 방향을 논의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이에 미국의 요구와 중동 정세, 한반도 안보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이 대통령에게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담은 호르무즈 해법의 윤곽을 가늠할 외교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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