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반환 31.5%에 불과
토양오염 기준 초과 면적 72%
용산공원은 장기간 정화 필요한 부지
정부에 대체부지 제시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은 국가적 상징공간을 '신속한 주택공급' 명분으로 훼손해서는 안 됩니다."


김경대 용산구청장이 용산공원 본체부지 주택공급 추진과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거듭 밝혔다. 김 구청장은 7일 아시아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미군기지 반환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토양오염 우려기준 초과 면적이 72%에 달하는 부지를 주택공급 대상으로 거론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도외시한 근시안적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김경대 용산구청장은 인터뷰에서 “장기간 토양정화가 필요한 부지를 두고 신속한 주택공급을 말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용산어린이정원 앞에 선 김 구청장. 용산구 제공.

김경대 용산구청장은 인터뷰에서 “장기간 토양정화가 필요한 부지를 두고 신속한 주택공급을 말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용산어린이정원 앞에 선 김 구청장. 용산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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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 완전반환 시기 특정 어려워…정화 기간만 십수 년 이상"

김 구청장은 먼저 용산공원 부지의 현실적인 조건을 지적했다. 용산공원정비구역 1153만㎡ 중 공원조성지구인 본체부지는 300만㎡다. 이 가운데 미군기지는 243만㎡ 중 31.5%인 76.5만㎡만 반환된 상태다.

그는 "지난달 18일 국방부에 미군기지 전체 반환 완료 예상 시기를 질의했지만, 기지 전체 반환 완료시기는 '한미 협의 간 달라지며 군사·외교적 사항과 관련돼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회신을 받았다"며 "완전반환은 장기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토양오염 문제도 심각하다. 구에 따르면 2022년 환경부 '부분반환 미군기지 환경조사 현황'에 따르면 반환부지 63만㎡ 중 57만2000㎡를 조사한 결과, 토양오염 우려기준 초과 면적이 약 72%에 달했다. 전국적으로 수치가 높은 불소를 제외해도 초과 면적은 28.6%였다. 특히 노천소각장 주변에서는 다이옥신이 다량 검출됐다.

김 구청장은 "캠프킴(4만8000㎡)은 오염부지 정화에만 5년이 걸렸다"며 "유엔사부지(5만2000㎡)도 2011년부터 정화를 시작했지만, 터파기 공사 중에 기준 초과 오염토가 발견돼 2024년까지 14년이나 걸려 정화가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약 300만㎡에 이르는 용산공원 부지는 정화 기간이 그보다 훨씬 더 길고 비용도 막대할 수밖에 없다"며 "장기간 토양정화가 필요한 부지를 두고 신속한 주택공급을 말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주택공급을 강행할 경우 대응책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 개발을 독자적으로 저지할 수 있는 권한은 제한적이지만 인허가를 국토부장관이 직접 행사하는 공공주택지구 사업도 주민 의견 청취와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주민 공람·설명회 절차가 필수적"이라며 "이러한 절차를 통해 구민들과 뜻을 모아 저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시·구의원, 서울시와 긴밀히 협력해 용산공원 본래 취지를 훼손하는 입법·정책 추진에 공동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체부지도 내놨고 정비사업도 속도감 있게 추진"

김 구청장은 "정부의 주택공급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라며 대체부지 활용을 제안했다. 그는 "이미 지난 3월 국토교통부에 세무서 부지, 유수지, 한마음어린이공원 등 주택공급 대체부지 자료를 제시했다"며 "지난달에는 권영세 의원이 국군재정관리단 부지, 외교부 주차장, 후암동 한국은행 숙소도 대체부지로 제시했고, 정부와 협의를 통해 구 내 입지가 좋은 주택공급부지를 충분히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 주거 안정 대책으로는 "올 11월 원효로3가 역세권에 청년주택 988세대가 준공될 예정"이라며 "이를 포함해 삼각지역, 남영역, 서계동 일대 등 관내 청년주택 공급량은 서울시 자치구 3위에 해당하는 총 3300여 세대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김경대 용산구청장. 용산구 제공.

김경대 용산구청장. 용산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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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구청장은 "용산구는 현재 진행 중인 91개소의 정비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며 "민선 9기 1호 공약으로 신설한 '용산개발 신속추진단'(2027년 1월 '담당관'으로 격상 예정)을 통해 정비사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용산은 아직도 정비사업이 필요한 지역이 남아있고 도시재편에 대한 수요가 있는 곳"이라며 "용산공원과 같은 신규택지를 무리하게 발굴하기보다는 지역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해 주택을 확보하는 전략이 실효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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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구청장은 "정부는 용산공원 주택공급 계획을 전면 중단하고, 실제 주택공급이 가능한 대체 부지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그는 "주택은 다른 곳에서도 공급할 수 있지만 한번 훼손된 대규모 도시 녹지와 역사적 공간은 다시 만들 수 없다"며 "용산구는 주택공급에 적극 협력하되, 미래 세대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용산공원은 끝까지 지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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