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훼손 ‘창조주에 대한 죄’로 규정 제안
환경 문제를 신앙·도덕 영역으로 확대
교황청도 창조 보전과 생태적 회심 강조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를 '죄'의 개념으로 다뤄야 한다는 가톨릭 교회의 움직임이 본격화해 눈길을 끈다.


4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전문 매체 유락티브는 바티칸 뉴스를 인용, 국제신학위원회(ITC)가 지난 2일 레오 14세 교황의 승인을 받아 '우리의 공동의 집을 돌봄'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논의를 거쳐 마련된 이 문서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 대기·수질 오염 등 생태 위기를 신학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이 가운데 주목되는 부분은 국제신학위원회가 제안한 '창조와 창조주에 대한 죄(sin against Creation and against the Creator)' 개념이다. 인간이 자연을 무분별하게 착취하고 파괴하는 행위는 단순히 환경에 피해를 주는 것을 넘어 하느님이 창조한 질서와 인간에게 맡겨진 책임을 거스르는 행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레오 14세 교황. 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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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에서는 교만, 인색, 시기·질투, 분노, 색욕, 탐욕, 나태 등을 모든 죄악의 근원이 되는 7대 죄악을 의미하는 '7죄종'으로 규정한다. 여기에 환경 파괴도 이에 못지않은 악행이라는 인식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위원회는 이에 따라 '생태적 회심'을 촉구하며 생산과 소비, 교통과 에너지 사용 방식의 변화까지 요구했다.

이같은 논의는 가톨릭 신자들의 고해성사와도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환경을 훼손한 행위를 자신의 도덕적 잘못으로 인식하고 회개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할 경우, 생태적 죄에 대한 성찰과 고백이 고해성사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가톨릭교회가 환경 파괴를 공식적인 '대죄(mortal sin)'로 지정한 것은 아니다. 이번 문서 역시 모든 환경 훼손 행위를 대죄로 규정하거나 고해성사를 의무화한 것이 아니라, 환경에 대한 책임을 신학적·도덕적 차원에서 새롭게 정립하자는 제안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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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프란치스코 교황도 환경 파괴에 대한 회개와 '생태적 회심'을 강조해왔다. 레오 14세 교황 역시 지난 1일 창조 보전을 위한 미사에서 인간의 잘못을 깨닫고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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