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재성 찾아와…얼마나 답답했으면"
박항서, 현재는 대한축구협회 떠나 태국팀 맡아
박항서 전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지원단장이 2026 북중미 월드컵 당시 대표팀의 뒷이야기를 전하며 대한축구협회를 작심 비판했다.
지난 2일 박 전 단장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고려대 카르텔' 문제가 아니라, '축구협회 카르텔'이 있었다"며 "언젠가는 터질 문제였다. 뼈를 깎는 성찰이 필요하다"라고 직격했다.
박 전 단장은 지난 북중미 월드컵 전후 대표팀 상황을 설명했다. 박 전 단장은 "단장이었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며 "회의에서 '단장인데 보고 라인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는데도 대부분 대답이 없었다. 그냥 '유난 떨지 말라'고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조별리그 체코전을 앞두고 불거진 '인터뷰 보이콧' 당시에 관해 박 전 단장은 "이 사안을 처음에는 보고받지도 못했고 협회에 조속한 해결을 요구했지만, 상황이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며 "손흥민과 이재성이 찾아왔는데 얼마나 답답하면 나한테 이야기를 했겠느냐"라고 말했다.
당시 일부 취재 기자가 훈련하던 선수단을 향해 조롱성 뒷담화를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장 손흥민이 한동안 선수단 인터뷰를 보이콧했었다. 선수들이 사과 등을 요구했으나 별다른 해결이 되지 않은 채로 멕시코전을 치르게 됐다는 것이다. 박 전 단장은 "10년 넘게 대표선수를 한 선수들이 명백한 인신공격을 당했다. 협회에 불만이 쌓여있고 신뢰도가 떨어져 있었다. 구단 같으면 적극 대응을 해줄 텐데 협회는 선수 보호를 안 하냐고 하소연을 했다"며 "협회에서 적극 대응을 안 해주면 선수들은 누구를 믿고 뛰나"라고 지적했다.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박항서 단장이 지난 6월2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적 부진에 대한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이후 박 전 단장은 한국의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뒤 축구협회로부터 사과문 발표에 동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처음에는 사과하는 자리에 나와 전무, 전력강화위원장이 앉게 돼 있었다"면서 "그런데 두 사람이 안 나서고 싶어 하는 것 같아 그냥 '빠지라'고 하고 혼자 나와 사과문을 읽었다"라고 전했다.
박 전 단장은 홍명보 당시 대표팀 감독의 사퇴 기자회견에 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홍 전 감독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1분 30초 동안 질문도 받지 않은 채 입장문만 읽고 퇴장했다. 그는 "기자 질의응답도 없이 끝낸 것은 이해가 안 됐다"며 "깨끗이 잘못을 인정하고 돌팔매 맞을 게 있으면 맞아야 했다.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라고 비판했다.
불편한 귀국길에서도 먼저 문을 열며 이른바 '방패막이'를 자처했다. 박 전 단장은 "공항에서 나오는데도 그렇게 다들 서로 눈치를 보더라"며 "제가 해야 할 도리는 해야겠다 싶어 먼저 나가겠다고 했다"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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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단장은 "축구협회가 너무 교만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축구협회가 좀 더 자세를 낮추고 박지성, 이영표 같은 젊은 축구인들이 중심이 돼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도의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북중미 월드컵이 끝나기 전 이미 사직서를 냈고 축구협회를 떠나 현재 태국팀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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