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계약상 확정적 표현 있어"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전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현 초록뱀미디어)를 상대로 전속계약 종료 뒤 발생한 음원 수익금을 배분하라는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김민철 부장판사)는 이승기가 후크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제기한 정산금 등 소송에서 지난달 29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청구액 약 8억 3000만원 가운데 약 6억 9000만원을 인용했다.
이승기 측은 당초 전속계약 기한인 2024년 8월까지는 매출액의 70%, 그 이후는 50%를 분배 비율로 요구했으나 재판부는 업계 관행상 계약 종료 이후에는 기존보다 적은 비율로 정산이 이뤄지는 점 등을 고려해 각각 60%, 40%만 인정했다.
지난 2월 이승기는 2022년 12월 전속계약 해지 이후에도 후크엔터테인먼트가 음원 및 음반 이익을 얻어왔다며 그에 관한 수익금을 배분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후크엔터테인먼트 측은 "전속계약이 종료한 이상 그 후 일정 수익을 취득하더라도 별도 합의가 성립되지 않는 한 수익금 정산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이들이 체결한 전속계약에는 '계약종료 이후 매출이 발생하는 경우 별도의 합의를 통해 정산한다'는 조항이 있었고, 재판부는 이승기의 손을 들어줬다. 별도의 정산 합의가 성립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승기에 대한 정산 의무는 소속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후크엔터테인먼트 주장에 관해서 재판부는 "이렇게 해석할 경우 피고가 의무를 불이행하는 등 계약의 조기 종료를 유도한 뒤 정산 합의를 거부함으로써 원고의 연예 활동으로 얻는 이익을 아무런 정산하지 않고 100% 취득할 수 있게 된다"면서 "계약을 불이행한 자가 오히려 계약을 준수하는 경우보다 더 많은 이익을 취득하는 결과가 돼 신의칙 및 형평의 원칙에 현저히 반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전속계약 본문에 '정산할 수 있다'와 같은 잠정적 표현 대신 '정산한다'와 같은 확정적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매출 발생 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정산이 이행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라고 판시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이승기와 후크엔터테인먼트의 전속계약이 해지된 원인이 후크엔터테인먼트 측에 있었던 점도 지적했다. 소속사가 약 20년간 이승기에게 음원 및 음반 수익을 정산해주지 않고, 이승기의 지속적인 요청에도 그와 관련한 정산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20만원 쓰면 10만원 돌려준다?"…정부가 또 꺼낸 ...
한편 앞서 이승기는 후크엔터테인먼트로부터 데뷔 이후 음원 사용료를 한 푼도 정산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2022년 11월 이를 따져 묻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후 후크엔터테인먼트는 자체 계산한 정산금 약 54억원을 지급한 후 "더는 채무가 없음을 확인받겠다"며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냈다. 이승기 측도 반소를 냈다. 이승기는 "이 사건을 통해 저와 같이 어린 나이에 데뷔한 후배 연예인들이 비슷한 불이익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소송을 통해 받게 될 미정산금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