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쳐놓고 "미안하다" 말 한마디 없이 눈만 꿈뻑…'젠지 스테어' 이유 알고보니
25세 미만 하루 평균 발화 단어 415개 감소
카페 등 일상생활 → 업무 환경까지 번져
"회사 신입이 친 사고를 수습하느라 팀원들 모두 고생하고 있는데, 끝까지 '미안하다', '고맙다' 말 한마디 없이 빤히 바라만 보고 있더라고요."
카페 등 일상생활에서 질문이나 인사를 건네도 대답 대신 입을 닫은 채 멍하니 응시만 하는 이른바 '젠지 스테어(Z세대+Stare 응시)'가 업무 환경까지 번지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가 최근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7월 학술지 '퍼스펙티브스 온 사이콜로지컬 사이언스'에 발표된 연구에서 10∼94세 2197명의 말하기 습관을 분석한 결과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이 입 밖으로 내는 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발레리아 파이퍼 미주리대 캔자스시티 캠퍼스 교수가 10~94세 2197명의 일상 음성을 수집한 연구 자료를 다시 분석한 결과, 2005년부터 2019년까지 하루에 입 밖으로 내는 단어 수는 해가 지날 때마다 약 300개씩 줄어 14년간 전체 발화량이 28% 감소했다. 하루에 말하는 시간이 매년 2∼3분씩 줄어든 셈이다.
특히 25세 미만 젊은 층에서 말수가 더 큰 폭으로 줄었다. 연구진은 "젊은 층은 문자나 소셜미디어 등으로 소통할 가능성이 더 높다"며 "발화 단어를 문자로 주고받게 되면 젊은 층은 더 나이가 많은 성인에 비해 더 많이 말을 잃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직접 말로 주고받는 대화가 줄어들게 되면 개인의 인지 및 사회성이 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식당에서도 키오스크가 음식을 주문하면서 나눌 수 있는 대화를 대신하고, 궁금한 것이 생기면 생성형 AI로 답을 얻기 때문에, 사람 간 상호작용이 사라지고 있다.
'젠지 스테어'를 풍자한 한 틱톡 영상. 여성이 음료를 주문하려고 하자 젊은 직원이 대답을 하지 않고 손님을 빤히 응시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leendadong
원본보기 아이콘실제로 국내의 한 누리꾼은 SNS를 통해 '젠지스테어'가 이제는 업무환경까지 번지고 있다고 사연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영업 직군이라 거래처를 만날 일이 많은데, 매일 뚱한 표정으로 시종일관한다"며 "얼굴 근육을 아예 쓰지 않고, 꼭 필요한 대화만 이어가 곤란할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반면 "할 말이 머릿속에서 바로 정리되지 않아 몇초간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도 나온다. 혹은 자신을 40대라고 소개한 한 이용자는 이런 현상이 젊은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사람들이랑 말을 섞으며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이 싫어 일부러 말을 안 걸기도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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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뉴포트 조지타운대 교수는 대면 상호작용이 힘들기 때문에 사람들이 말을 덜 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우리의 사회적 뇌가 누군가를 위해 시간과 주의를 쏟는 것은 중요한 신호로 인식한다는 점"이라며 "사회활동이 쉬워질수록 역설적으로 우리는 서로 덜 연결되고 사회성도 부족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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