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 기포 자체는 정상
밀폐 용기 가스 쌓이면 위험
4도에서도 김치 발효는 계속
온도 낮을수록 속도 크게 느려져

유리병에 김치를 가득 담아 발효시키는 모습을 공개한 한 외국인의 영상이 조회 수 500만회를 넘기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가운데, 김치가 발효하면서 발생하는 가스로 인해 유리병이 깨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치에서 기포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발효 과정이지만, 가스 배출구가 없는 용기를 완전히 밀폐할 경우 내부 압력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한 이용자가 유리병에 직접 담근 김치가 활발하게 발효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을 올린 작성자는 "2.5일이 지나 성공적으로 만들어진 김치의 모습과 소리"라며 "가게에서 사는 김치는 보통 이런 탄산 감이 부족하다"고 적었다. 해당 영상은 4일 현재 약 530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작성자는 앞서 "김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느냐. 1년에 한 번 정도 많은 양을 만들어 먹는다"며 자신이 직접 만든 김치를 소개하기도 했다.

유리병에 김치를 가득 담아 발효시키는 모습을 공개한 한 외국인의 영상이 조회수 500만회를 넘기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가운데, 김치가 발효하면서 발생하는 가스로 인해 유리병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SNS 갈무리

유리병에 김치를 가득 담아 발효시키는 모습을 공개한 한 외국인의 영상이 조회수 500만회를 넘기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가운데, 김치가 발효하면서 발생하는 가스로 인해 유리병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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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김치가 담긴 유리병 안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기포였다. 이를 본 한국의 누리꾼 사이에서는 "플라스틱 용기로 옮겨야 한다", "계속 밀폐하면 어느 순간 '김치 수류탄'이 될 수 있다" 등 우려가 이어졌다. 실제 해당 게시물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 SNS에서도 공유되며 논쟁을 불러왔다.

이에 작성자는 "유리병이 사람들을 정말 신경 쓰이게 하는 모양"이라며 "나는 매일 가스를 빼주고 있고 때로는 하루에도 여러 번 한다. 처음 만드는 것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주변 온도에 따라 평균 6~9일 정도 김치를 발효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용자가 상온 발효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자 그는 약 화씨 65~70도, 섭씨로는 18~21도 정도에서 발효한다고 밝혔다. 냉장고에 넣으면 발효가 멈춘다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밀폐 용기에 CO₂ 쌓이면 실제 파손 위험…유리병 자체가 문제는 아냐

그렇다면 영상처럼 김치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은 위험 신호일까. 우선 기포 자체는 김치가 상했다는 증거라고 보기 어렵다. 미국 미네소타대 익스텐션은 채소의 젖산 발효 과정에서 유산균이 당을 젖산으로 바꾸면서 이산화탄소(CO₂)를 방출하고, 이 때문에 발효액에 기포가 생긴다고 설명한다. 즉 영상 속 기포는 정상적인 김치 발효 과정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다만 누리꾼들이 우려한 이른바 '김치 수류탄' 가능성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도 아니다.


버지니아 공대 식품 안전 자료는 발효 채소가 계속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밀폐된 유리병 내부에 가스가 축적될 경우 위험할 정도로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며 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용기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김치 발효 과정에서 실제 가스가 얼마나 발생하는지는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2023년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에 실린 조지아 공대 연구진의 연구에서는 김치를 밀폐 유리 용기에서 발효시킨 결과 하루 만에 부피가 크게 늘고 이산화탄소 기포가 생성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발효 채소가 계속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밀폐된 유리병 내부에 가스가 축적될 경우 위험할 정도로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며 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용기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SNS 갈무리

발효 채소가 계속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밀폐된 유리병 내부에 가스가 축적될 경우 위험할 정도로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며 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용기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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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전통 옹기의 미세한 기공이 발효 과정에서 생긴 CO₂를 지속해서 밖으로 배출한다고 분석했다. 밀폐된 유리 용기와 달리 옹기가 일종의 '수동식 가스 배출 장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도 2023년 이 연구를 소개하며 옹기의 미세기공이 김치 발효 중 만들어지는 이산화탄소를 외부로 내보내는 특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플라스틱만 안전한 건 아냐…美 대학 "유리도 사용 가능, 에어락 필요"

미네소타대는 가정에서 채소를 발효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식품용 용기로 플라스틱과 세라믹뿐 아니라 유리도 명시하고 있다. 다만 유리병을 사용할 경우 내부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에어락(airlock)' 장치 사용을 권고한다. 용기에 따라서는 뚜껑을 잠깐 열어 축적된 CO₂를 빼내는 이른바 '버핑(burping)'도 필요하다.

미국 농무부(USDA) 연구진 등이 참여한 발효 채소 안전 지침은 김치의 한 예시 공정으로 약 20도에서 최대 이틀간 발효하거나 5도 이하에서 3~4일 발효하는 방식을 제시한다. 특히 식품 안전을 위한 핵심 관리 기준으로 단순히 발효 기간을 정하기보다는 pH가 지속해서 떨어져 4.6 미만이 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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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연구에서는 김치와 같은 배추 발효식품의 적정 발효 온도로 약 18도를 언급하기도 했다. 따라서 작성자가 밝힌 18~21도 자체가 비정상적인 발효 온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그가 밝힌 6~9일은 해당 지침에서 예시로 든 약 20도 발효 기간보다는 상당히 길다. 실제 안전성과 발효 정도는 온도뿐 아니라 소금 농도, 위생 상태, 산도와 용기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진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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