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호르무즈 파병 검토…신중모드 속 與우려·野실기론
혁신당-진보당 "파병 안 돼"
야당선 "명백한 실기"-"아마추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을 위한 '군사적 기여 방안'의 하나로 파병(派兵)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야 모두 입장 표명엔 신중한 분위기나, 조국혁신당·진보당 등 범여권 일각에선 파병에 대한 반발 기류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4일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파병(에 대한 입장)은 기본적으로 해당 상임위원회(국회 국방위원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다음에 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한반도 대비 태세에 심한 손상이 있지 않은 범위 내에서는 운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해석에 따라선 파병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여당은 파급력이 적지 않은 이슈인 만큼 신중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파병은 1964년 베트남 전쟁 파병, 2003년 이라크 전쟁 파병에서도 볼 수 있듯 상당한 파급력을 가진 이슈여서다. 민주당은 참여정부 시절 이라크 파병으로 상당한 당내·지지층 내 갈등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혁신당·진보당 등 진보성향 범여권 정당에선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김준형 혁신당 원내대표는 "국민주권정부를 자임하는 이재명 정부에서 불법 침략 국가를 돕는 파병을 검토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김종훈 진보당 대표도 "검토도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기헌 민주당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비전투병 파병이라 하더라도 본질은 명백한 전쟁 참여"라면서 "미국이 일으키고, 수렁에 빠진 기약 없는 전쟁에 국민과 군을 내몰 수 없다. 파병동의 요청에 동의하지 않겠다"고 했다.
물론 국익 차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단 주장도 있다. 외통위 소속 민주당 한 의원은 "파병은 '대한민국은 국제평화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는 헌법 제5조 위반소지가 있다"면서도 "원론상 (파병하지 않는 것이) 맞지만 국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야당은 '실기(失機)론'을 부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 측의 지원요청 거절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는 등 한미관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게 야당 지적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미국 신뢰를 잃고 뒤늦게 파병 검토에 착수한 건 명백한 실기"라고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인 임종득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애초 (초반부터) 바로 파병하는 것은 어렵더라도 미측의 요구사항, 우리의 전력 등을 고려해 준비했어야 하는데 정부는 단칼에 무 자르듯 (요청을) 거절해 버렸다"면서 "아마추어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일정 부분 지원은 필요하단 의견이 제기된다. 외통위 김건 국민의힘 의원도 "동맹은 기본적으로 '연루'를 각오하는 것"이라면서 "국익과 한미동맹을 고려하되, 우리가 직접적으로 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적절한 균형점을 잡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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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소속 송석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북한처럼 전투 병력을 파병하는 건 피해야겠지만, 실용 외교 측면에서 간접 지원도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상대국(이란)이 오해하지 않도록 사전협의 등 외교적 노력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혜진 기자 hey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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