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법령 충돌…법조계 "현행법 체계상 불가"자문
평가 심사 이틀 뒤 계획서 급조…특혜 논란
병원 건립만 최소 7년…의대 인증 '비상'

국립순천대학교가 전남·광주 국립의과대학 후보대학으로 선정된 지 닷새 만인 4일, 부지 확보의 법적 실현 가능성에 이어 심사 과정의 공정성·전문성 부실 논란까지 겹치며 파장이 일고 있다.


법조계에서 시유지 내 의대 설립 불가 해석을 내놓은 데 이어, 정치권에서도 평가위원 구성 및 심사 방식에 대한 강력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순천대(좌), 목포대(우)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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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유지 소유권 이전 '법적 장벽'…3개 법령 충돌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평가 당시 부지 검증의 적절성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이번 국립의대 후보대학 심사위원 8명 가운데 토지나 법률 전문가는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심사위원 8명은 의사 등 의료 분야 전문가 7명과 재정 분야 전문가 1명으로만 구성됐다.

법적·실무적 난제가 얽혀 있는 핵심 배점 항목(부지 확보 5점)에 대해 정밀 검증을 수행할 전문위원이 배제된 채 심사가 진행됐다는 지적이다. 서 의원은 이에 대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였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부실·불공정 졸속 심사"라고 비판했다.


양 대학이 제출한 설립계획서의 부지 조건 차이도 도마 위에 올랐다. 목포대학교는 2030년 개교 일정에 맞춰 이미 대학이 소유한 국유지 5만 평을 부지로 제시했다.

반면 순천대학교가 제시한 순천시 조례동 일대 5만 평은 순천시 소유의 시유지로, 공모 당시 대학 소유가 아닌 순천시·시의회와의 업무협약(MOU) 및 조건부 확약서 수준에 불과했다. 교육부 기준상 국립의대 부지는 국유지여야 하지만 심사 당시 미확보 상태였던 셈이다.


심사 직후 사후 보완 과정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손훈모 순천시장은 평가가 끝난 이틀 뒤 순천대 소유권 이전 계획서를 급히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미확보 상태의 부지를 사후 보완하는 조건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은 것인지, 최종 점수 차가 1.3점에 불과한 상황에서 불공정 평가가 이뤄진 것은 아닌지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별시 자문변호사를 포함한 법률 전문가 4인(법무법인 3곳·변호사 1인)은 순천시 시유지 위에 순천대 의과대학 시설을 설립하는 것에 대해 현행 법체계상 불가능하다는 자문 결과를 내놓았다.


법조계가 근거로 제시한 핵심 법령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대학설립·운영 규정(제2조 및 제9조)'에 따르면, 국립대학의 교지(학교 부지)는 원칙적으로 국가가 소유하는 국유재산이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즉, 지자체 소유인 시유지 위에 국립대인 순천대 의대를 세우는 것은 현행 규정에 어긋난다는 의미다.


또한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제13조)'은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한 공유재산 내에 건물과 같은 영구시설물 축조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순천시가 시유지 이전을 전제로 부지를 제공하려 하더라도, 현행법상 그 위에 영구건축물인 의과대학 건물을 짓는 데는 근본적인 제약이 따른다.


여기에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제10조)'의 해석도 발목을 잡는다. 해당 법률은 국·공유재산 내에 공공의료 목적의 '대학병원' 건립은 예외적으로 허용하지만, 교육 시설인 '의과대학' 자체를 설치하는 것에는 여전히 제한을 두고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공통된 해석이다.


이 같은 3개 법령의 충돌을 종합해 볼 때, 법령 개정이나 특별법 제정 없이는 현행 법체계상 부지 소유권 이전과 의대 건립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이 사안은 2년 전 노관규 전 시장 재임 당시에도 동일한 법적 걸림돌로 인해 공모 참여를 포기했던 선례가 있어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병원 건립만 최소 7년"…의대 인증 및 임상교원 확보 난제

부지 문제 외에도 병원 건축 일정과 의과대학 인증 절차 역시 현실적 난관으로 꼽힌다. 서남권 교육계에 따르면 국립대는 예산 확보와 부지 소유권 확정이 전제돼야 착공이 가능하다. 병원 건립에만 최소 7년 이상 소요되는 상황에서 실습 교육을 필수 조건으로 하는 의과대학 인증을 적기에 받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학 관계자들은 부속병원이 없으면 진료를 겸해야 하는 임상 교원 충원 자체가 불가능하며, 결국 정상적인 임상교육을 제공할 수 없어 인증 요건 충족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현재 순천대와 교육부는 평가 기준 및 법적 이슈에 대해 공식 입장을 유보하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의 최종 인허가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부지 소유권의 법적 가능성과 심사 과정의 투명성을 둘러싼 재검토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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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320만 주민의 의료 복지가 걸린 중대 사안인 만큼 ▲부지 소유권 이전에 대한 현행법상 해결책 명시 ▲평가위원회 구성 및 부지 점수(5점) 평가 기준 공개 ▲병원 건립 및 임상교육 일정의 실현 가능성 입증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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