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천공항 면세점 잔혹사…신세계免, 임대료 반환소송 줄줄이 '패소'
코로나 이후 임대료 감액 주장
법원, 517억원 반환 청구 기각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반환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면세 업계가 인천공항의 값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철수와 재입찰을 반복하고 있는 데다, 이 과정에서 법정 다툼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15일 유통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는 지난달 14일 신세계면세점 운영사인 신세계디에프가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517억원 상당의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도 신세계디에프가 부담하도록 했다.
코로나로 매출 감소, 임대료 30% 돌려달라
앞서 신세계면세점은 2018년 롯데면세점이 중도 반납한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DF1·DF5) 재입찰에서 사업자로 선정됐다. 운영 기간은 2018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였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며 실적이 악화하자, 고정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철수한 바 있다.
신세계면세점이 당시 입찰에서 제시한 연간 임대료는 DF1(화장품·향수) 2762억원, DF5(패션·피혁·명품) 608억원 등 총 3370억원이었다. 경쟁자인 호텔신라가 제시한 2698억원보다 약 25% 많았다. 첫해 이후에는 전년도 여객 증감률의 절반을 임대료에 반영하되, 증감 폭은 연간 9% 이내로 제한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국경이 폐쇄되면서 공항 이용객이 줄었고, 인천공항공사는 같은해 3월부터 임대료를 감면하거나 면제했다. 여객이 2019년 같은 달의 80% 이하일 때는 계약에서 정한 임대료 대신 매출에 따라 영업료를 받았다. 이 같은 지원은 2022년 말까지 2년10개월간 이어졌다.
이에 신세계면세점은 2022년 12월 인천공항공사에 여객이 코로나 이전의 80%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 매출 연동 영업료를 적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듬해 1월에는 민법상 차임감액청구권을 행사한다는 내용증명도 보냈다. 차임감액청구권은 계약 이후 경제 사정이 달라져 기존 임대료가 적정하지 않게 됐을 때 임차인이 앞으로 낼 임대료를 낮춰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신세계디에프는 이를 근거로 2023년 1~7월 임대료가 30% 낮아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납부한 임대료는 월 246억원, 총 1724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30%인 517억원을 초과 납부했다며 반환을 요구한 것이다.
"매출 부진, 코로나 탓으로만 볼 수 없어"
하지만 재판부는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22년 해외 입국자 격리 의무와 항공 규제가 풀린 뒤 인천공항 여객이 빠르게 회복됐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제1여객터미널의 2023년 1~7월 국제선 출발 여객은 1073만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의 72.2%였다. 2023년 6월에는 회복률이 80.2%까지 올랐다.
신세계면세점이 운영하던 DF5의 2023년 1~7월 매출은 1090억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의 93.6%까지 회복됐다. 그해 4~6월에는 코로나 이전보다 매출이 많았다. 반면 DF1 매출은 1112억원으로 2019년의 37.2%에 그쳤다.
재판부는 DF1의 매출 부진을 코로나 영향으로만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매장의 여객 1인당 매출이 2019년의 42.6~56.5%에 그쳤기 때문이다. 여객은 돌아왔지만 고객 한 명이 면세점에서 쓰는 돈은 코로나 이전의 절반 안팎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DF1의 매출 부진에는 신세계디에프의 사업 구조와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패턴 변화, 환율 변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오로지 코로나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신세계디에프는 하루 전인 지난달 13일에도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낸 121억원대 임대료 반환소송에서 패소했다. 2023년 새로 확보한 DF2·DF4 일부 매장에 가벽 등이 설치돼 실제 사용 면적이 계약보다 작았다며 소송을 냈는데,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사 측이 입찰 전 '매장 면적이 변경될 수 있다'고 공지한 점을 들었다. 또 당시 임대료가 '객당임대료'에 '월 여객 수'를 곱해 산출하는 방식인 만큼 매장 면적과 임대료는 관련이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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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디에프가 이틀 연속 패소한 두 소송의 청구액은 총 638억원이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판결문을 검토한 뒤 대응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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