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개 액티브 ETF 상장폐지
기준 미달 공시 609건 '급증'
"'알파' 위한 액티브 취지 충돌
상관계수 기준, 한국에만 존재"

성장가도에 오른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잇따라 상장 폐지되고 있다. 비교지수(BM)를 충실히 따라가는지 가늠하는 지표인 상관계수 규정 때문이다. 비교지수를 넘는 초과 성과를 냈는데도 국내 규정 때문에 상장폐지가 된 사례도 있어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액티브 ETF 4개에 이어 지난달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ETF 1개도 상관계수 기준 미달로 상장 폐지됐다. 상관계수란 ETF가 비교지수와 얼마나 비슷하게 움직이는지를 -1과 1 사이의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현행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상 액티브 ETF는 상관계수 0.7을 3개월간 밑돌면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이 상품들은 벤치마크 대비 초과 성과를 위해 포트폴리오 변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관계수 기준을 밑돌게 됐다.

지수 이겼는데 상장폐지된 ETF 속출…'상관계수'에 발목[액티브 전성시대]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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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상품들이 비교지수 대비 좋은 성과를 냈는데도 상장폐지를 면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좋은 수익을 낸 상품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한투운용의 ACE 애플밸류체인액티브의 경우 지난 6월26일 기준 1년 수익률 167.75%로 비교지수인 'Bloomberg TOP30 Supply Chain Plus Apple Index' 대비 28.12%포인트 상회하는 성과를 냈다. TIME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는 액티브 운용 기조를 유지했던 마지막 날인 5월14일 기준 1년 수익률 36.06%로, 비교지수인 'Dow Jones U.S. Dividend 100 Index 원화환산지수' 대비 9.42%포인트 웃돌았다.


사실상 상관계수 규제가 액티브 ETF의 취지를 흐리게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매니저의 역량에 따라 초과 성과를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품인데, 상관계수를 지키기 위해 오히려 초과 성과를 억누르게 된다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액티브 ETF는 본질적으로 비교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인데, 초과 성과를 내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운용할수록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현행 규제가 액티브 운용의 취지와 충돌하는 측면이 있다"며 "운용사는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투자 판단보다는 상관계수를 우선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투자자 역시 성과가 양호한 상품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다른 상품을 찾아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액티브 ETF에 상관계수 의무 규제를 둔 나라는 주요 선진국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이른바 '갈라파고스 규제'인 셈이다. 2023년 가장 최근 액티브 ETF가 도입된 일본에서도 상관계수 기준 규정을 도입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해외 주요 시장과 달리 국내 액티브 ETF에는 비교지수와 일정 수준 이상의 상관계수를 유지하도록 하는 별도의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며 "국내 액티브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상품과 운용전략도 다양해진 만큼 시장의 발전 속도에 맞춰 관련 규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변동성 커지자 '기준 미달' 공시도 폭증

지수 이겼는데 상장폐지된 ETF 속출…'상관계수'에 발목[액티브 전성시대]② 원본보기 아이콘

상관계수 기준에 미달한 상품이 올해 유독 많아진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4일까지 공시된 ETF 상관계수 기준 미달 건수는 609건이다. 1년을 채우지 않은 상황에서 2025년 64건, 2024년 128건, 2023년 45건, 2022년 14건, 2021년 291건, 2020년 102건보다 확연히 많다. 상관계수 기준 미달 공시가 가장 적었던 2022년과 비교하면 무려 43.5배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변동성이 커진 증시 상황으로 상관계수 기준을 맞추기 더욱 어려워졌다고 토로한다. 코스피는 연초 4300선에서 출발해 9000까지 올랐고, 다시 6600선으로 하락하는 등 어느 때보다 변동 폭이 컸다. 글로벌 증시 역시 지난 3월부터 이어진 미국-이란의 분쟁에 따른 혼란과 7월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로 급격한 조정을 겪었다. 한투운용은 상관계수 기준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를 안내하며 "상관계수 회복을 위해 포트폴리오 조정 등의 개선 조치를 했으나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으로 상관계수 0.7을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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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틀어지면 회복이 어려운 상관계수의 특성에 변동성까지 더해지면서 규정상 정해진 3개월의 유예 기간이 짧다는 의견도 있다. 상관계수는 특정 기간의 일별 수익률을 동일한 가중치로 산출하기 때문에 운용 전략을 다시 비교지수에 맞추더라도 저상관 구간의 영향이 남을 수밖에 없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시장이 이렇게 변동성이 크지 않았다"며 "상관계수 0.7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3개월 동안 지수를 복제하듯 따라가도 기준을 맞출 수 없다면 3개월 혹은 0.7이라는 기준 중 하나라도 완화하는 방향이 맞다"고 지적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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