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군사적 기여'까지 열어둔 정부…靑 "파병 검토"
靑 "전투·비전투 등 다양한 옵션 종합 검토"
한반도 대비태세·국회 동의가 관건
"트럼프 발언과 직접 관련 없어" 선 그어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항행을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군사적으로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파병 여부나 구체적인 투입 전력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전투·비전투를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로 출근하며 3년 7개월 만에 다시 청와대 시대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29일 서울 청와대에 봉황기가 게양돼 있다. 2025.12.29 조용준 기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우리 정부의 '실질적 기여'와 관련해 "실질적 기여는 군사적 기여를 포함하는 것"이라며 "군사적 기여도 전투, 비전투, 수색 등 여러 가지 다양한 방식과 옵션이 있을 수 있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항행을 위해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원칙을 여러 차례 밝혀왔지만, 군사적 기여가 검토 대상에 포함돼 있다는 점을 청와대가 구체적으로 확인한 것은 한 단계 진전된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앞으로 중동 정세와 국제사회 요청에 따라 우리 군 자산의 현지 투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고위관계자는 다만 "지금 검토 단계에 있다.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군수 지원이나 기뢰 탐지 등 비전투 전력의 투입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도 "그렇다"면서도 "지금은 검토하고 있는 단계이고, 검토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필요한 추가 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미국뿐 아니라 영국·프랑스 등 호르무즈 자유항행을 위한 국제 공조를 주도해온 국가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고위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힘으로써 오는 경제안보적 타격과 경제 전반의 타격이 크다"며 "우리의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와 국익을 감안할 때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계속 표명해왔다"고 했다. 한국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70%에 육박한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에 차질이 생길 경우 원유 수급은 물론 물가와 산업 전반으로 충격이 번질 수 있다.
고위관계자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몇몇 나라는 이미 그 지역에 선박을 파견하거나 활동하고 있다"며 "우리는 보다 늦은 단계에서 여러 검토와 협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이목은 군사적 기여의 수위에 집중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우리 군 전력을 실제로 투입할 경우 한반도 대비태세를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고위관계자는 "한반도 대비태세와 관련해 여러 검토를 하고 있다"며 "대비태세에 큰 손상이 있지 않은 범위 내에서는 운신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헌법상 국군의 해외 파견에는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실제 파병 방식과 성격에 따라 국회 동의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이 관계자는 "국내법적 절차는 국회 동의를 의미한다"면서도 "아직 그 단계까지 가 있지는 않다"고 했다. 이어 "파병은 헌법에 있는 말이다. 비전투든 전투든 한 명이라도 가면 파병이 된다"고 설명한 뒤 "일반적으로 파병이라고 하면 전투와 연결시키지만 꼭 그렇지는 않을 수 있다"며 다양한 형태의 군사적 기여 가능성을 열어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국의 대이란·호르무즈 기여가 부족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이어가는 것과 우리 정부의 파병 검토를 직접 연결하는 데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우리가 검토하는 것은 직접 관련이 없다"며 "우리는 그 말이 나오기 전부터 실질적 기여를 논의해왔고, 그 말이 나올 때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하루 한 끼로 버티며 월 350만원 주식 올인"…'파...
한편 호르무즈 문제는 오는 8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서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프랑스는 호르무즈 자유항행을 위한 국제 연대에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나선 국가 가운데 하나다. 고위관계자는 "프랑스는 국제적 연대에 가장 먼저 움직였던 나라이고 우리와 그런 협의를 해왔다"며 "지난 정상회담 때도 논의됐기 때문에 이번에도 논의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