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축제 앞두고 '명당' 몸값 급등
무료 한강 자리도 수십만원 거래
호텔·주차권까지 '불꽃 프리미엄'
암표 규제 손길 못 미치는 사각지대

오는 5일 열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을 앞두고 '명당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한화그룹이 사회공헌 활동으로 추진하는 '무료 시민 축제'라는 취지가 무색하게도 불꽃이 잘 보이는 레스토랑의 VIP 좌석 2석이 600만원에 판매되는가 하면 공식 관람권과 호텔 숙박권, 인근 주차권까지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모습이다.


특히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한강공원의 좋은 자리를 미리 선점한 뒤 돈을 받고 넘기는 이른바 '자리 장사'까지 등장하면서 공공장소의 이용 기회를 사적으로 거래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유료 티켓과 달리 무료 공원 자리는 암표 규제를 적용하기 어렵고, 실제 상행위 여부를 입증하기도 쉽지 않아 현행 제도만으로는 이를 막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공공질서와 도덕성의 와해를 방지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9 서울세계불꽃축제 당시 모습(왼쪽)과 불꽃축제가 잘 보이는 VIP 좌석 2석을 600만원에 판매 중인 한강공원 인근 한 레스토랑 메뉴판. 김현민 기자·네이버지도

2019 서울세계불꽃축제 당시 모습(왼쪽)과 불꽃축제가 잘 보이는 VIP 좌석 2석을 600만원에 판매 중인 한강공원 인근 한 레스토랑 메뉴판. 김현민 기자·네이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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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오는 5일 여의도 및 이촌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는 4일 전야제를 포함해 이틀간 진행되며 본행사인 불꽃쇼는 5일 저녁 8시 시작된다. 서울시는 매년 100만명 이상이 찾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올해 6800명의 안전 인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600만원 레스토랑 VIP석부터 50만원 암표까지

행사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관람 공간 자체가 하나의 상품으로 거래되고 있다. 한강공원 인근 레스토랑에서는 불꽃축제가 잘 보이는 VIP 좌석 2석을 60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공식 유료 관람권에도 웃돈이 붙었다. 올해 한화는 노들섬 전체를 유료 관람 구역인 '오렌지플레이존'으로 운영하며 구역별 입장권 가격을 11만원에서 22만원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행사일이 다가오면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이 입장권을 50만원에 되판다는 게시물까지 등장했다. 최고가인 22만원짜리 입장권과 비교해도 두 배가 넘는 가격이다.


스타벅스 여의도한강공원점이 판매한 관람 패키지도 웃돈 거래 대상이 됐다. 매장에서 불꽃축제를 볼 수 있는 2인용 패키지는 한강 조망 정도에 따라 20만원과 30만원으로 판매됐고, 판매 시작 약 30초 만에 27개가 모두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중고거래 시장에서는 해당 상품을 65만원에 판매하거나 50만원에 구매하겠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앞두고 높은 가격에 불꽃축제가 보이는 곳의 숙박시설, 명당 자리 등을 판매하거나 대여한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당근마켓 캡처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앞두고 높은 가격에 불꽃축제가 보이는 곳의 숙박시설, 명당 자리 등을 판매하거나 대여한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당근마켓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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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한강공원 자리까지 돈 받고 넘겨

가장 논란이 큰 곳은 유료 관람 구역이 아닌 무료 한강공원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여의도 한강공원의 불꽃축제 명당을 40만원에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왔고, 행사 당일 오후 5시까지 자리를 맡아주는 조건으로 3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구인 글에도 99명이 지원한 사례가 확인됐다. 이 밖에도 3만9000원에서 5만원을 제시하며 자리를 대신 확보해 달라는 게시물이 잇따랐다. 


2022 서울세계불꽃축제 당시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행사를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 모습. 아시아경제DB

2022 서울세계불꽃축제 당시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행사를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 모습.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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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는 행사 전부터 돗자리를 깔아 자리를 선점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한강공원 내 대표적인 관람 명소로 꼽히는 원효대교 아래 계단형 공간에는 행사 전날부터 돗자리가 놓였고, 일부에는 서울시 측의 '자리 선점 금지' 경고문이 붙었다.


주차 공간도 거래 대상이 됐다.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행사장 인근 빌딩 주차권을 2만~3만원대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고, 한화가 안내하는 카카오T 주차 사전예약에서도 행사장 인근 주차 공간을 미리 예약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여의도뿐 아니라 노량진역·용산역·공덕역 등 주변 주차장까지 예약 수요가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숙박시설 역시 '불꽃 뷰'가 가격을 좌우하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여의도 인근 호텔 객실을 308만원에 양도한다는 게시물이 등장했고, 용산구의 한 호텔 객실은 110만원에 양도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불꽃축제 당일 한강 조망이 가능한 일부 호텔의 객실 가격은 평소보다 2~4배 높은 100만~500만원대로 형성됐으며, 600만원에 가까운 객실도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장소 자리 거래, 왜 막기 어려운가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배경에는 법적 규제의 공백이 자리한다. 지난 2월 공포된 개정 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은 매크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부정 구매·판매를 금지하고 부정 판매에 대해 판매금액의 50배 이하 과징금 등을 부과할 수 있도록 암표 규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서울세계불꽃축제의 입장권은 현행 공연법상 규제를 적용하기가 어렵다. 공연법에서 규정하는 공연은 '예술적 관람물'을 전제로 하는 만큼 단순한 축제의 입장권에는 개정 법률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료 한강공원 자리 거래는 사정이 더 복잡하다. 특정 좌석의 소유권이나 이용권을 사고파는 형태가 아니어서 실제로 누가 돈을 받고 자리를 선점했는지 입증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공공시설 이용 질서를 해치는 행위라는 비판과 별개로 현행 법체계만으로 즉각적인 제재를 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강공원에 붙은 플레카드. 서울시

한강공원에 붙은 플레카드.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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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경고 현수막과 현장 계도에 나서는 한편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 불꽃축제 관련 티켓과 자리 거래 게시물에 대한 삭제 및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축제 주최 측인 한화 역시 중고거래 사이트를 자체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관련 게시물을 신고하고 있다. 다만 서울시 측도 한강공원이 공공재인 만큼 강제적인 조치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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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행사 하루 전부터 일정 기간 자리 선점을 제한하도록 한강공원 이용관리 조례를 손질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아직 구체적인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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