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Next]고개 숙인 OTT 첫 여성 CEO…티빙의 보상안 고민 컸던 이유
3954만개 계정(중복포함) 정보 유출 사고
티빙, 1인당 2만원 상당 보상 패키지 마련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3954만개 계정(중복 포함) 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2030년까지 정보보호 투자를 직전 5년의 4배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고객 보상안으로는 사이버 금융사기 등 최대 300만원까지 보상하는 안심 보험을 제공하고, 5000원 티빙포인트 등 1인당 2만원 상당의 보상패키지를 마련했다.
◆3954만 계정 정보 유출에 1인당 2만원 상당 보상 패키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사이버 침해사고 관련 설명회'에서 검은색 정장을 입고 등장한 최주희 티빙 대표는 어두운 얼굴로 거듭 고객 사과를 이어갔다.
최 대표는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이번 침해 사고로 고객 여러분께 심려와 불안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책임 있게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유출사고가 티빙이 기본적인 보안조치를 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점에서 티빙 측 책임은 가볍지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합조단)의 전날 조사결과에 따르면 티빙의 이번 사고는 주요 시스템에 대한 접속키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유출된 계정 정보 역시 3954만개로, 티빙 전체 회원에 대한 정보가 유출됐다. 당초 알려졌던 유출 규모인 1953만명의 2배에 달한다.
이번 사고는 공격자가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개발환경 접속키'를 탈취하면서 시작됐다. 티빙 개발자들이 활용하는 이 접속키가 있으면 개발 프로젝트에 접근할 수 있는데, 공격자가 접속키를 어떻게 탈취했는지는 합조단 조사에서도 밝혀내지 못했다. 이후 공격자는 개발 프로젝트 내 저장된 소스코드에서 '운영환경 접속키'까지 빼냈고, 운영환경에서 이용자 정보가 저장된 DB 접속을 위한 아이디와 비밀번호까지 얻어내면서 대규모 계정 정보가 유출됐다.
◆698억 영업적자 냈지만 신뢰 위해 보상금 결정
최근 넷플릭스 독주 속에서 국내 OTT로서 입지를 키우려 했던 티빙은 보상안을 두고 고민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매출 4060억원, 69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티빙은 체감 기준 1인당 2만원 상당의 보상패키지를 내놨는데, 이는 올해 고스란히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최 대표가 진퇴양난 상황 속에서 고객 신뢰를 최우선으로 두고 보상안 추진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국내 OTT 업계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최 대표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출신으로 월트디즈니코리아 아시아 및 한국 사업전략담당 등을 맡았으며 기획·추진력이 뛰어나다. 티빙이 월간이용자수(MAU)를 지난 7월 기준 850만명까지 점진적으로 끌어올린 데에는 최 대표의 위기관리능력이 한몫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 대표는 "티빙이 국내 OTT로서 커가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재무적 부담이 발생하게 돼 안타깝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면서 "고객이 티빙을 믿고 다시 즐길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영향력은 콘텐츠라고 생각하며,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더 강화해 글로벌 확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구체적인 개인정보 유출 규모와 과징금 등 처분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6월3일 티빙으로부터 개인정보 유출 신고를 받고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피해 규모를 산정할 때 계정 개수가 아닌 정보주체를 단위로 삼는다. 이에 따라 유출된 계정 정보 가운데 중복 가입 수치를 제외하고 실제 유출 피해를 본 이용자 수를 단위로 피해 규모를 가늠한다.
과기정통부는 티빙에 대해 침해사고 사실 인지 후 법정 시한 내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과징금 등 처분은 개인정보위에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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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에 적용되는 개정 전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침해사고 발생 직전 3개년 평균 매출의 최대 3%까지 과징금을 매길 수 있다. 이를 근거로 추산해보면 티빙에는 최대 117억원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며, 현재 시점에서는 조사 완료와 처분 시기를 예상하기 어렵다"면서 "조사가 마무리되면 별도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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