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AI인프라 매각에 국내외 PE 관심 집중
투자기간과 자산 생애주기 달라 엑시트 관건
올해 사모펀드(PEF)의 핵심 딜에는 인프라 사업을 빼놓을 수 없다. 과거에는 폐기물·환경 중심 딜이 부각됐다면 최근엔 에너지나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거래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는 SK그룹이 자산 재분배 전략에 따라 에너지 발전·인프라 자산을 매각하면서 사모펀드 운용사(PE)에는 기회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국내외 PE, K-인프라 시장 '관심 집중'
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해저케이블 사업을 분리해 설립한 인공지능(AI) 인프라 전문기업 'SK호라이즌'에는 국내외 PE의 관심이 쏟아졌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7일 공시를 통해 이 같은 구조 변화를 공시한 바 있다.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과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각각 20%, 29%의 SK호라이즌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SK호라이즌은 이들에게 구주와 신주를 매각함으로써 약 3조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SK와 신재생에너지 합작법인(JV) 이클립스를 설립한 KKR은 SK디스커버리와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SK이터닉스 경영권 지분 43.10%를 인수했다고 같은 달 공시한 바 있다. 합작법인은 재생에너지 통합플랫폼을 목적으로 SK E&S와 SK에코플랜트의 신재생에너지사업 등 사업부도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은 6월 SK멀티유틸리티·울산GPS의 지분 49%를 1조6000억원에 인수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대기업은 반도체·배터리·AI 등 성장사업에 자금을 집중하기 위해 자본 집약적인 에너지 발전·인프라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자본 재분배 압력 속 PE들은 이를 인프라 자산 확대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추세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동일하다. 글로벌 PE 블랙스톤은 2023년 미국의 재생에너지 개발 기업 '인베너지'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블랙스톤은 이 회사에 2021~2022년 약 30억달러를 투자한 이후 10억달러 추가 투입하며 총 40억달러 규모를 투자했다. 또 2021년 데이터센터 리츠 QTS를 인수하며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삼정KPMG의 자료에 따르면 에너지·천연자원 부문 투자는 올해 상반기 822건(1492억달러)으로 전체 섹터의 14.5%를 차지했다.
수요·제도 뒷받침…기관도 인프라 투자 확대
PE들이 국내 인프라에 관심을 집중하게 된 배경에는 AI가 중심에 있다. AI 시대에 돌입하면서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는 동시에 이와 연계해 전력 수요 전망치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 수요계획소위원회는 반도체·AI데이터센터·피지컬AI 등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반영한 2040년 최대 전력 수요 전망치를 158.4(기준)~165.0(상향)GW로 제시했다. 이는 직전인 4월에 제시한 전망치 대비 26.6~26.8GW 높아진 수치다.
제도도 뒷받침한다. 정부는 2024년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후 올해 그 지원 규모와 방향을 확장한 바 있다. 민간투자사업 5년 목표치는 기존 30조원에서 100조원 규모로 확대됐다. 인프라 사업 대상 역시 착공 지연 사업에서 AI데이터센터, 전력망 등 신규 사업 발굴을 중심으로 변화됐다.
정책자금 역시 인프라로 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국민성장펀드다. 올해부터 30조원씩 5년간 투입하는 국민성장펀드는 이미 전남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 삼성전자 평택 P5(5공장), 스마일게이트 데이터센터, 네이버 데이터센터(DC) 증설 지원을 확정한 바 있다.
PE 자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출자자(LP)도 인프라 집중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전략을 세우고 있다. 일례로 국민연금과 군인공제회가 관련 전담팀을 보강·신설하고 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대체투자 내 엑시트 지연으로 분배금 가뭄이 이어지며 LP들은 최종 내부수익률(IRR)만큼 분배금을 중시하기 시작했다"며 "특히 분배금이 저조한 부동산과 PE 전략의 비중 축소 대신 사모 대출과 인프라로 자금 이동이 뚜렷하게 관찰되고 있다"고 했다.
다만 PE의 인프라 투자에도 리스크가 있다. PE의 투자 기간은 5~10년 정도인데 인프라 자산의 생애주기는 그보다 길어 출구 전략을 잘 짜야 한다는 점이다. 또 인프라는 수익률 자체가 높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이 역시 투자 시 중요한 포인트로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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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PE 인프라 딜 자문에 참여한 이보람 EY파르테논 파트너는 "인프라는 대규모 자산이기 때문에 예상 엑시트 시점을 설정하고 엑시트 대상을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PE도 잠재적 투자자 군으로 검토 및 확보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다른 산업들에 비해 성장성과 수익률은 높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레버리지 효과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현금흐름이 안정적으로 발생하는지 충분히 검토하고 자금조달 구조를 잘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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