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도 주면서 비혼은 왜 안줘"…혼인지원금 100만원에 청년층 '시끌'
연령·소득 무관…재혼자도 수급 가능
1인 가구 824만 시대, 비혼 복지 수요↑
정부가 내년부터 혼인신고를 마친 부부에게 현금 1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청년층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비혼 청년들은 생애 주기에 따른 명백한 차별이라며 반발하는 반면, 예비부부들은 치솟는 물가 속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며 환영하고 있다.
지난 1일 성평등가족부가 의결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전체 2조1191억 원 규모 중 가족정책 예산이 71%인 1조5044억 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이 가운데 핵심으로 꼽히는 '혼인지원금'은 내년 1월 1일 이후 혼인신고를 하는 부부에게 연령이나 소득과 무관하게 1인당 50만 원씩 총 100만 원을 직접 쥐여주는 방식이다. 기존의 일몰된 혼인세액공제 대신 체감도가 높은 현금 지원으로 신혼부부의 초기 비용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결혼 안 하면 복지도 제외돼" 비혼족 불만 늘어
하지만 제도가 발표되자마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지원 대상이 오직 '혼인신고 부부'에만 묶이면서, 1인 가구나 비혼을 선택한 청년들은 결혼을 안 한다는 이유만으로 복지 혜택에서 완전히 배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거비와 생활비 등 물가 고통은 똑같이 겪는 데 정부 지원은 여전히 전통적인 결혼제도에만 편중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재혼자 수급' 문제까지 겹치며 불만을 키우고 있다. 혼인지원금은 기본적으로 생애 한 번 주어지지만, 올해 말까지 이혼한 뒤 내년 1월 1일 이후 재혼해 혼인신고를 다시 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과거 '혼인세액공제'를 이미 혜택받은 이들도 내년에 재혼하면 다시 타갈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며 허탈감을 키웠다.
반면 결혼을 목전에 둔 예비부부나 신혼 가구는 이러한 변화를 반기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예식장 비용과 신혼집 마련 압박 속에서 적은 금액이나마 직접적인 현금 지원이 가계에 숨통을 틔워준다는 반응이다. 다만 시행 시점을 두고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올해 이미 혼인신고를 마쳐서 억울하다",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데 차라리 내년에 신고해야 하나"는 고민도 나오고 있다.
파격 '비혼 복지' 내놓는 민간 기업들
이처럼 정부 정책이 전통적 혼인 가구에만 집중되면서, 민간 기업들은 오히려 비혼·미혼 직원을 겨냥한 복지를 빠르게 넓히는 추세다. 직장인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격차는 경조사비나 휴가 제도에서 온다.
기존에는 결혼 축하금이나 신혼 휴가, 학자금 지원 등이 기혼자에게만 집중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일정 조건의 비혼 선언 임직원에게 기본급 100%와 유급휴가를 보장하고 있으며, SK증권과 KB증권 등도 비혼 축하금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기업들이 직접 나서 소개팅을 주선하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도요타자동차를 포함한 약 1500개 기업과 기관이 미혼 직원에게 전용 매칭 서비스를 복지로 제공하고 있다. 직원의 40% 이상이 미혼인 일본 신용카드사 오리엔트코퍼레이션은 지난해 4월 자체 소개팅 앱을 도입했다. 이후 직원 176명이 서비스를 이용했고 이 가운데 17명이 실제 교제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1인 가구도 취약 위기 '가족'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인 가구 수는 824만4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6.6%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인 가구 비중은 2015년 27.2%에서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혼자 사는 삶'을 택하는 청년들이 과반에 육박하는 만큼, 개인이 어떤 가구 형태를 택하든 안정적인 삶의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일관된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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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역시 이러한 흐름을 의식해 기존의 취약·위기 가족 지원 사업을 '모두의 가족' 사업으로 재편하고, 지원 대상을 부부에서 모든 가족 형태로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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