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브레인 2026]"GLP-1, 뇌질환 치료 블록버스터 가능"…전문가들 한 목소리
"환자군 좁혔다면 결과 달라졌을 것"
"BBB 셔틀 5년 이내 상용화 예측"
아시아경제가 3일 개최한 '2026 굿브레인 콘퍼런스'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기반 치료제가 향후 뇌질환 치료제로 상용화될 가능성을 일제히 높게 평가했다. 최근 일부 임상 실패에도 GLP-1의 기전적 가능성은 여전히 충분하다는 목소리다. 동물실험과 실제 임상 간 괴리, 대량생산 등 신약 개발 과정의 과제만 풀어낸다면 차세대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신약의 개발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이번 행사는 '브레인 레볼루션 : GLP-1이 바꿀 인류의 미래'라는 주제로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서울에서 열렸다.
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브레인 레볼루션: GLP-1이 바꿀 인류의 미래란 주제로 열린 ‘2026 굿브레인 콘퍼런스’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이론·산업·정책의 씨줄날줄로 빚어낼 K-바이오의 미래’란 주제로 특별 대담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민이 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 교수, 박윤정 나이벡 최고기술책임자, 김소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순환신경계약품과 과장. 강진형 기자
이날 행사의 대담 세션에 참석한 박윤정 나이벡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는 "지난해 세마글루타이드와 엑세나타이드가 임상 3상에서 유효성 지표를 달성하지 못한 점은 실망스러웠다"면서도 "GLP-1이 잘 듣는 환자군, 예를 들어 파킨슨병 환자 중에서도 특정 환자군으로 시험 대상을 더 좁혔다면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GLP-1과 같은 펩타이드 의약품이 중추신경계(CNS) 질환에서 블록버스터가 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민이 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 교수 역시 임상 실패의 사례만을 두고 GLP-1의 가능성을 낮게 평가해선 안 된다는 생각을 밝혔다. 특히 같은 파킨슨병 환자라도 신경염증 등 질환의 특성에 따라 GLP-1에 대한 반응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적절한 환자군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환자 유형을 신경염증이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환자군으로 좁혔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다"며 "하나의 논문이나 시험사례만으로 가능성을 판단하기보다는 해당 연구가 어떤 방식으로 설계되고 진행됐는지를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해 약물을 뇌로 전달하는 셔틀 기술 역시 향후 몇 년 내로 실제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BBB는 혈액 속 외부 물질이 뇌로 무분별하게 유입되는 것을 막는 일종의 방어막으로, 뇌질환 치료제가 넘어야 할 대표적인 약물전달 장벽으로 꼽힌다. 박 부사장은 "학회에서는 앞으로 3~5년 정도면 실제 투약이 가능할 것이란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펩타이드 기반 기술은 아직 임상 1상 단계이지만 2030년대 초쯤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좋은 기전과 연구가 곧장 신약 개발로 이어지지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동물모델과 실제 환자 사이의 생물학적 차이가 꼽혔다. 동물실험에서는 정상 동물에 인위적으로 질환을 유발한 모델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 환자는 오랜 기간 노화와 질병이 진행되면서 신체 전반의 반응성이 떨어져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동물실험에서 확인한 약효가 실제 임상에서는 같은 수준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GLP-1 기반 치료제의 적용 범위가 뇌질환까지 확대될 경우를 대비한 규제당국의 역할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GLP-1 계열 치료제의 오남용 가능성을 별도로 관리하고, 향후 신약 개발 추이에 맞춰 규제를 유연하게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김소희 식약처 순환신경계약품과장은 "향후 치매나 파킨슨병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대상 환자가 상당히 명확하기 때문에 오남용 우려가 아주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많은 연구 결과가 축적돼 좋은 제품이 나오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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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임상 단계부터 실험을 유기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서로 다른 동물종을 사용할 경우 사람에게서 나타날 약효와 독성을 예측할 수 있도록 동물모델 선정부터 일관된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국내 제약사나 바이오벤처는 예산 문제로 필수적인 자료만 확보하려는 경우가 있다"며 "비임상 데이터는 안전하고 유효한 약을 만드는 기본인 만큼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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