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총학생회장단과 간담회
20여명 '솔직·불편한 이야기' 개진

취업과 학업의 필수 도구가 된 생성형 인공지능 도구의 유료 구독료 부담부터 석·박사에만 쏠린 기술창업 지원의 사각지대까지. 국가 예산을 총괄하는 기획예산처 장관을 마주한 대학생 대표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현실적 고충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정부가 일방적인 정책 홍보를 접어두고 청년들의 솔직하고 불편한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듣겠다며 마련한 자리에서, 대학가 현장의 구체적이고도 날 선 요구들이 터져 나왔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가운데)이 9월 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전·현직 총학생회장단과 함께하는 미래대응·청년정책 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기획예산처.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가운데)이 9월 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전·현직 총학생회장단과 함께하는 미래대응·청년정책 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기획예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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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3일 서울스퀘어 회의실에서 전현직 총학생회 연합 대표와 각 대학 전현직 총학생회장, 이공계 학생대표 등 대학생 23명을 초청해 미래대응·청년정책 간담회를 열었다. 정부 추진 정책에 대한 청년 공직자들의 간략한 발제를 제외한 행사 대부분의 시간은 대학생 대표들의 자유 토론과 현장 건의로 채워졌다.


박준기 가천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생성형 AI 도구 활용 비용이 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대학 차원의 지원이 존재하더라도 사용량 제한 탓에 한계가 뚜렷하다며, 학생들에게 실질적 효용을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국가적 비용 지원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기존 정부 정책의 맹점을 파고드는 구체적 지적도 잇따랐다. 차현우 아주대학교 반도체연계전공 학생대표는 "정부의 기술창업 지원 정책이 석·박사 연구실 위주로 편중돼 정작 아이디어를 가진 학부생들이 소외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학부생 전용 창업패키지를 신설하고 개방형 실습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대학 연구 기자재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광민 KAIST 대학원 총학생회장 역시 "우수 이공계 인재 유입을 위해 안정적인 연구 환경과 지속 가능한 성장 경로를 정부 차원에서 책임지고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 재정 지원의 편중과 기준을 둘러싼 비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지민 고려대학교 중앙비상대책위원장은 "기존 재정 지원이 지방 국립대 중심으로만 쏠려 있다"며 "수도권과 사립대 학생들도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지원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임교원 확충처럼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건을 전제로 재정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세원 가톨릭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인문·사회계열에 대한 균형 잡힌 안배를 촉구하는 한편, "대학 지원 기준을 국립과 사립이라는 설립 주체가 아닌 학생 개인의 소득과 거주 여건 등 실질적 취약성에 둬야 한다"고 짚었다.

이 밖에도 최종규 전 충남대학교 총학생회장은 대학 평가에 지역 정주 추적 지표를 도입해 지방 잔류를 유도하고, 기획처의 예산 집행 평가와 국회 심의 과정에 청년 참여를 제도화할 것을 요구했다. 김태윤 전현직 총학생회연합 대표는 청년 당사자가 직접 예산을 제안하는 참여 구조와 함께 대학가 인근 임대주택 확충 등 학생 중심의 주거 지원을 건의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9월 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전·현직 총학생회장단과 함께하는 미래대응·청년정책 간담회'에서 대학생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획예산처.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9월 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전·현직 총학생회장단과 함께하는 미래대응·청년정책 간담회'에서 대학생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획예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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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쓴소리를 경청한 박홍근 장관은 "첫 일자리 문턱과 자산 형성의 어려움 등 청년층의 구조적 문제를 푸는 것은 국가의 무거운 책임"이라며 "제기된 현장 목소리를 정책 설계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했다. 이어 박 장관은 반도체 호황 등으로 발생한 세수 여력을 한 해 소비성 지출로 소진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추가 세수를 바탕으로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해 청년과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네 분야에 전략적으로 재투자하고, 세수 변동에 대비한 재정안정화 장치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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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내국세에 기계적으로 연동되던 기존 교육교부금의 산식을 개편해 안정적 증가 구조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을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 계정으로 넘겨 영유아 및 고등·평생교육에 집중 배분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공유했다. 박 장관은 "청년 지원은 단순 시혜가 아닌 미래를 위한 필수 투자"라며 "성장단계별 종합투자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처는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청년층의 현장 목소리를 수렴하는 직접 소통의 자리를 상시화할 방침이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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