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연임 의사 없다' 뜻 전한 듯 …9일 임기 종료
법왜곡죄·보완수사권 등 잇단 공개 비판

이재명 대통령에게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정부·여당과 잇달아 각을 세워온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이 취임 1년 만에 물러난다. 이 위원장의 위원장 임기는 오는 9일까지지만 최근 청와대를 통해 이 대통령의 재신임 여부를 확인한 뒤 연임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 보수 진영까지 아우르는 '통합 인사'의 상징으로 발탁됐지만 주요 국정 현안을 둘러싼 공개 비판이 이어지면서 결국 재신임을 받지 못한 모양새다.

21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2026 세대분야 현장형 국민대화 경상권 토론회에서 이석연 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6.7.21 연합뉴스

21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2026 세대분야 현장형 국민대화 경상권 토론회에서 이석연 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6.7.2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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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2026년 9월 9일자로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퇴진 배경을 놓고 정부와의 철학적 차이를 거론했다. 그는 "국민통합에 관한 이 정부의 생각과 철학이 저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며 "제가 다시 공직에 나선 것은 헌법에 충성하기 위해서지 정권에 충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대통령의 뜻에 따라 물러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을 향해서는 "제가 그간 때로는 결례를 무릅쓰면서까지 말씀드렸던 직언을 국정운영 과정에서 그 편린이나마 반영해 주셨으면 하는 것"이라며 "제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물러나 송구스러운 마음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위원장의 퇴진에는 청와대의 재신임 불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최근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자신의 연임 여부를 물었고, 지난 2일 전성환 청와대 경청통합수석을 통해 대통령이 연임 의사가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이재명 정부 초대 국민통합위원장으로 발탁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보수 성향 법조인이지만 지난해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고, 정부 출범 뒤에는 대통령 독일 특사단장으로도 활동했다. 당시 청와대는 이 위원장 인선을 발표하며 "모든 국민을 아우르겠다는 대통령의 뜻에 따라 국민을 하나로 모으고 사회 갈등을 치유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취임 이후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주요 정책과 인선을 놓고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면서 충돌이 거듭됐다. 지난 1월에는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두고 "잘못된 인선"이라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이 추진한 법왜곡죄에 대해서는 "문명국의 수치"라고 했고, 2차 종합특검법을 두고도 철회를 주장했다. 지난 7월에는 정부·여당이 추진하던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겨냥해 "헌법에 위배된다"며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여권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지난달 이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을 요구하면서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MBC '100분 토론'에서 "민주당은 새 지도부에 맡기고 대통령은 '민주당의 대통령'이 아닌 '국민의 대통령'으로 돌아오라"며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났으니 이제 민주당을 탈당하시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다. 김민석 대표는 이 위원장의 주장을 "헌법에 대한 무지 내지는 오해에 기초한 것"이라고 규정하며 "당의 입장에서는 수용할 수도 없는 논리이고 역사적으로도 맞지 않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이에 이 위원장도 김 대표를 향해 헌법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맞받으면서 공개 설전으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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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에 이어 이 위원장의 퇴진으로 이재명 정부가 출범 당시 내세웠던 '통합 인사'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진영을 넘어 인재를 기용하겠다는 취지로 이 대통령이 대통령 직속 기구의 수장으로 발탁했지만 국정 운영 방향을 둘러싼 간극이 커지면서 더 이상 동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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