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1명 전원 투표…진우 183표·경우 138표, 득표율 57% 대 43%
2022년 무투표 당선 이어 두 번째 임기…1994년 종단개혁 후 자승스님 이어 두 번째 연임
"선거 과정 모든 이견 품겠다"…교구분권·승려복지·K-선명상 등 종책 추진

4년 전 단독 후보로 무투표 당선됐던 진우스님이 이번에는 9년 만에 치러진 경선에서 승리하며 대한불교조계종을 4년 더 이끌게 됐다. 제33·34대 총무원장을 연임한 자승스님 이후 13년 만의 연임이자, 1994년 종단개혁 이후 두 번째 연임 총무원장이다.

3일 치러진 제38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서 차기 총무원장에 당선된 진우스님이 조계사 대웅전에서 고불의식을 마치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치러진 제38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서 차기 총무원장에 당선된 진우스님이 조계사 대웅전에서 고불의식을 마치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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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은 3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제38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기호 3번 진우스님이 선거인단 321명 가운데 183표를 얻어 당선됐다고 밝혔다. 득표율은 57.0%다. 기호 1번 경우스님은 138표(43.0%)를 얻었다. 선거인단 전원이 투표에 참여해 두 후보의 표 차는 45표였다.


이번 선거는 2017년 이후 9년 만에 복수 후보가 실제 투표에서 맞붙은 총무원장 경선이었다. 당초 진우·정념·경우스님의 3파전으로 시작했지만 월정사 전 주지 정념스님이 지난달 24일 후보직을 사퇴하고 경우스님 지지를 선언하면서 연임에 도전한 진우스님과 '종권교체'를 내건 경우스님의 양자 대결로 재편됐다.

진우스님은 당선 직후 조계사 대웅전에서 부처님에게 당선을 알리는 고불식을 봉행하고 "오늘의 선택은 저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안정과 화합을 바탕으로 한국 불교의 새로운 도약을 이루라는 준엄한 뜻으로 받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 과정에서의 모든 이견과 의견을 소중히 품겠다"며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더욱 낮은 자세로 듣고 교구, 사부대중과 함께 종단의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또 "승가는 더욱 당당하게, 종단은 더욱 안정되게, 불교는 더욱 젊고 역동적으로 만들어 한국 불교의 새로운 백년을 여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선거 과정에서 후보 진영 간 공방이 이어졌던 만큼 당선 소감에서 '화합'과 '이견을 품겠다'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내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제38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연합뉴스

3일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내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제38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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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결과로 진우스님은 지난 4년간의 종단 운영에 이어 자신이 내건 '안정에서 도약으로' 구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중앙 권한의 교구 이양과 중앙분담금의 점진적 감면, 승려 완전복지와 전 종도 대상 기본수행비 지원, 비구니 권익·위상 강화, 총무원장 선거제도 개선 등을 주요 종책으로 제시했다.


AI와 뉴미디어를 활용한 청년 포교와 'K-선명상' 확산도 두 번째 임기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진우스님은 선명상을 '마음안보'와 '마음운동' 차원으로 대중화하고 K-선명상으로 발전시키는 한편 연등회·템플스테이·사찰음식 등 한국 불교문화의 세계화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AI 시대 불교의 역할로 선명상과 수행의 지혜를 결합한 '마음 문명 불교'를 제시했다.


첫 임기에는 문화재 관람료 제도 개편과 선명상 대중화, 불교문화의 사회적 확산 등을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지난해에는 총무원·교육원·포교원으로 나뉘었던 중앙종무기관의 이른바 '삼원 체제'를 총무원 중심으로 통합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두 번째 임기에서는 중앙집권적인 종단 운영을 얼마나 교구 중심으로 전환할지와 승려 감소·고령화에 대응한 복지체계를 어떻게 구체화할지가 관심사다.


3일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내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제38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서 차기 총무원장에 당선된 진우스님이 당선증을 받고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내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제38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서 차기 총무원장에 당선된 진우스님이 당선증을 받고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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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갈등을 수습하는 일도 남았다. 선거 막판에는 진우스님의 1998년 특별구족계 수계 자격을 둘러싼 문제 제기와 반박이 이어졌다.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19일 후보 자격 심사에서 진우·경우·정념스님 모두에게 '이상 없음' 판단을 내려 후보 자격을 확정했다. 진우스님 측도 과거 종단의 승적 정리와 여러 차례의 자격 심사를 거친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총무원장은 종헌에 따라 조계종을 대표하고 종무행정을 총괄한다. 전국 25개 교구본사를 비롯한 3000여 사찰을 관리하고 사찰 주지 임면권과 종단·사찰 재산 감독 및 처분 승인권 등을 갖는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과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의장 등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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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스님은 4일 열리는 원로회의의 인준 절차를 거쳐 오는 28일부터 제38대 총무원장으로 두 번째 4년 임기를 시작한다. 지흥 백운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78년 사미계를 받았으며 신흥사·용흥사·백양사 주지, 총무원장 직무대행, 불교신문 사장, 제8대 교육원장 등을 역임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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