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김현숙 전 장관에 사퇴 여부 거듭 추궁
성평등가족부 장관 임명돼도 의원직 유지 방침
당 존립 이유 들었지만 '내로남불' 공방 확산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과거 용 후보자가 김현숙 전 여성가족부 장관을 향해 "직에 연연하는 모습이 안쓰럽다"고 비판했던 발언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앞서 용 후보자는 지난 2022년 10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여성가족부 폐지 시 사퇴할 의향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당시 용 후보자는 김 전 장관에게 '여성가족부가 폐지될 경우 사퇴할 것이냐'는 취지로 질문했다. 김 전 장관이 "가정에 대해서 대답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하자 용 후보자는 이어진 질의에서 다시 사퇴 문제를 꺼내 들었다.
용 후보자는 "사퇴에 대해서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직에 연연하는 모습, 참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정부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보건복지부 산하에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여성가족부가 폐지돼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장을 맡아 달라는 제의가 오면 수락하시겠느냐"고 거듭 물었다. 김 전 장관이 "한 번도 직에 연연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지만 용 후보자는 재차 답변을 요구했다.
질의 과정에서 김 전 장관이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려 하자 용 후보자는 "장관, 지금 위원이 질문하고 있다", "본인이 하고 싶으신 말만 하지 마시라. 질문하는 것에 답변하시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김 전 장관은 이에 "대통령의 인사권"이라면서도 자신이 마지막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기록되고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장은 다른 인물이 맡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자 용 후보자는 "결국에는 안 가겠다, 거절하겠다는 말씀은 하지 않으신다"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추진한 장관이 향후 양성평등 정책을 담당하는 본부장을 맡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장관 되면서 의원직도 유지? 용혜인 선택에 정치권 '시끌'
약 4년 전 김 전 장관에게 사퇴 여부를 따져 물으며 '직에 연연한다'고 비판했던 용 후보자가 자신의 장관 입각을 앞두고 의원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치권에서는 해당 발언으로 '내로남불' 논란이 일고 있다. 용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의 개각을 통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후 3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장관으로 임명되더라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실상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용 후보자는 "저의 의원직 사퇴와 관련해 특권이나 혜택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여러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도 "당 소속 유일한 국회의원인 제가 사퇴할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 정당이 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의 결정이 당의 진로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소수정당의 어려움에 대해 고개 숙여 양해를 구한다"고 했다.
용 후보자는 2024년 총선 당시 기본소득당이 아닌 야권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에 따라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사퇴하더라도 기본소득당 소속 후보가 의석을 승계할 수 없는 구조다. 용 후보자가 물러나면 기본소득당은 현역 국회의원이 없는 원외 정당이 된다.
'겸직 가능' 용혜인에 쏠린 시선…쟁점은 법보다 '정치적 관례'
법적으로 국회의원과 국무위원을 동시에 맡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국회법 제29조는 국회의원이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직을 겸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논란은 '법'보다 '관례'에 집중되고 있다.
용 후보자는 2024년 총선 당시 기본소득당이 아닌 야권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에 따라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사퇴하더라도 기본소득당 소속 후보가 의석을 승계할 수 없는 구조다. 김현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지역구 의원과 달리 비례대표 의원은 사퇴할 경우 비례대표 명부의 다음 순번 후보자가 의원직을 승계할 수 있어 의석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으로 입각할 경우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이 정치권의 관례로 자리 잡아 왔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 전국구 의원이었던 김한길 전 의원은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의원직을 사퇴했고, 2009년 이명박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입각한 이달곤 당시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도 의원직을 내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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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후보자 측은 의원직 유지가 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소수정당인 기본소득당의 존립과 직결된 문제라는 입장이다. 반면 비판하는 측에서는 장관직과 비례대표 의원직을 동시에 유지하는 것이 기존 관례와 국민 눈높이에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다만 과거 다른 장관에게 "직에 연연하는 모습이 안쓰럽다"며 거취 결단을 압박했던 용 후보자의 발언까지 다시 부각되면서 의원직 겸직 문제는 향후 인사청문회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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