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책 많지만, 청년 범위는 한정적
정책의 주체가 아닌 대상에 머물 수도
청년의 다양성 포용 노력 필요

[영역:young域]저는 청년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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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을 위한 정책은 많다. 하지만 정작 그 정책들이 상정하는 청년의 모습은 한정적이다. 취업을 준비하거나 직장을 다니고,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다. 이런 종류의 청년을 위한 지원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면 그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청년은 정책의 시야에서 때때로 벗어난다.


청년정책이 경제활동을 중심으로 설계되기 때문인데, 자립과 정착을 위해 일자리와 소득을 지원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실제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은 취업에 필요한 경험을 쌓는 데 몰두한다. 졸업을 미룬 채 대외활동을 이어가거나 시험을 준비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돈벌이가 되는 일과는 멀어지게 된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런 면에선 정책이 상정하고 지원하려는 청년과 현실 속 청년은 그 대상과 필요가 상당히 부합한다.

하지만 모든 청년이 그 안에 있는 건 아니다. 실패나 번아웃 뒤 그저 쉬고 있기도 하며, 무엇을 할지 아직 정하지 못했거나 경제활동과 무관한 삶을 고민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청년에게는 일자리 정보나 취업 지원금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필자는 지난해 대구의 청년 기본조례 관련 연구를 수행하면서 이런 의문을 갖게 됐다. 대구는 2015년 전국에서 세 번째로 청년 기본조례를 제정했고 이후 일자리와 창업, 주거, 금융, 복지, 문화, 청년 참여 등으로 정책 영역을 넓혔다. 제도 자체가 부족하다고 할 단계는 지나갔다. 이제는 정책의 숫자보다 그 안에 어떤 청년의 삶이 담겨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지방의 청년정책에는 '청년이 지역을 떠나지 않게 해야 한다'는 목적이 따른다. '청년이 어떤 삶을 원하는가'보다 '어떻게 하면 지역에 남게 할 것인가'를 먼저 묻는다. 그렇게 되면서 청년은 정책의 주체보다 대상으로 머물 가능성이 커진다. 청년에게 일자리가 중요하다는 사실과 모든 청년에게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는 말은 같지 않다. 취업 준비를 잠시 멈춘 사람, 돌봄이나 건강 문제로 노동시장 밖에 있는 사람,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한 사람에게 필요한 지원은 당연히 서로 다르다. 행정의 필요에 맞춰 하나의 청년상을 만들고 비슷한 지원을 적용하려 든다면 그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은 밖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국내 주요 대기업의 신규 채용이 최근 2년 새 15% 넘게 감소한 지난달 18일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졸업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주요 대기업의 신규 채용이 최근 2년 새 15% 넘게 감소한 지난달 18일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졸업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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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점은 법과 제도가 정한 청년의 범위는 오히려 매우 넓다는 것이다. 대구 청년 기본조례상 청년은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다. 스물셋 대학생과 서른아홉 직장인,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과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을 모두 하나의 범주로 묶는다. 연령의 폭은 이렇게 넓은데, 정책이 상상하는 삶은 취업·창업·정착을 중심으로 좁아져 있는 셈이다. 소득과 주거, 가족관계, 노동시장 경험이 다른 만큼 필요한 도움도 같을 수 없다.


물론 모든 청년의 삶을 하나하나 정책에 담기는 어렵다. 일정한 기준을 세우고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도 청년을 지역에 남아야 할 인구나 노동시장에 진입할 후보로만 바라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렇게 살아가는 청년만 정책이 도와주는 청년이야"라고 규정해버리는 정책보다, 잠시 멈춰 있어도,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도, 우리 모두 다시 일어설 수 있게 살펴주는 정책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일까.


앞으로 또 만들려는 정책은 과연 어떤 청년을 상상하고 있는지, 한 번 더 묻고 살펴 줬으면 한다. 정책이 기대하는 모습과 조금 다르게 살고 있다는 이유로 정책의 바깥에 서야만 한다면, 그 사람은 이 사회에 묻게 될 것이다. "저는 청년이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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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다연 경북대 사회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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