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 광탈한 불효자 그림 팝니다, 3만원"…너도나도 SNS에 올리는 '이 챌린지'
art_failer라는 계정을 운영하며 자신의 작품을 올리는 한 10대 여성의 인스타그램 소개 글이다.
전문 작가부터 미술대학 준비생, 그림을 취미로 그리는 직장인은 물론, 민화 작가가 꿈이었던 60세 여성, 은퇴 후 처음으로 붓을 잡아본 노인, 초등학생들의 색연필 그림까지 많은 누리꾼이 자신의 그림 실력을 뽐내고 있다.
취미 수준으로 처음 그림을 그려 작품 가격 책정이 어려운 이들은 경매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판매가 5천원~1천만 원까지
인기 작품 댓글로 경매 부치기도
무명 작품도 진출 가능한 '새 창구'
"미대 입시 광탈자의 부모님께 학원비 갚기 프로젝트."
@art_failer라는 계정을 운영하며 자신의 작품을 올리는 한 10대 여성의 인스타그램 소개 글이다. 인스타그램 개설 1주 만에 약 7500명의 팔로워가 그의 그림에 주목했다. 화제가 된 게시물은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사이'라는 그림을 3만원에 판매하는 영상이다.
그는 아크릴 물감을 이용해 영화 '오디세이'에 등장한 바닷속 소용돌이를 생동감 있게 표현해냈다. 해당 작품은 조회 수 8만9000회를 기록하며 빠르게 퍼졌고, 실제로 그림을 구매하겠다는 이들까지 등장했다. 영상에는 "사진인 줄 알았다", "이분이 떨어지면 대체 누가 미대를 붙냐" 등 누리꾼들의 극찬이 이어졌다.
초등학생부터 60대 은퇴자까지… 남녀노소 뛰어드는 숏폼 아트 시장
이처럼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숏폼을 통해 '그림 팝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유행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림이 보이지 않도록 캔버스를 들고 있다가, 약 3초 뒤 배경음악 박자에 맞춰 그림을 뒤집고 작품을 공개하는 방식이다. 이때 화면에 크게 '그림 팝니다', N만 원' 등 실제 판매 가격을 함께 적는 것이 특징이다.
참여자층도 다양하다. 전문 작가부터 미술대학 준비생, 그림을 취미로 그리는 직장인은 물론, 민화 작가가 꿈이었던 60세 여성, 은퇴 후 처음으로 붓을 잡아본 노인, 초등학생들의 색연필 그림까지 많은 누리꾼이 자신의 그림 실력을 뽐내고 있다.
취미 수준으로 처음 그림을 그려 작품 가격 책정이 어려운 이들은 경매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달지 않은 계절>이라는 그림을 그린 한 누리꾼은 "첫 그림 경매를 시작한다"며 1천 원부터 호가를 올려 현재 5만 원에 사겠다는 댓글이 달렸다. 그는 "9월 5일 자정이 되면 낙찰자를 선정하겠다"며 경매 마감 시점을 공지하기도 했다.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이 직접 참여한 이색 작품도 인기다. "오리 고구마 사 먹기 위해 그림 판매합니다"라는 유쾌한 제목의 영상을 올린 한 이용자는 강아지가 물감이 묻은 발바닥으로 캔버스 위를 걷는 작업 과정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만 원은 받아야 할 것 같다", "화가 찐빵이의 진지한 작업 과정을 보니 신뢰가 간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전문영역이던 '예술', 대중의 취향 소비로 진화해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청년 세대 사이에서 미술대학 졸업전시회에 직접 찾아가 미술품을 구매하는 등 '미술품 컬렉팅'이 새로운 문화적 취미로 자리 잡은 흐름과 맞닿아 있다. 과거 일부 소수 컬렉터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예술의 영역이, 이제는 개인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발굴하고 소장하는 대중적 취미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을 찾은 관람객 10명 중 6명은 2030세대로 집계됐다. 또한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5 미술시장 소비자 조사: 아트페어 관람객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실제로 미술 작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이들 중 39.3%가 10대에서 30대 사이의 청년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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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업계에서는 이러한 SNS 기반의 '그림 판매' 유행을 반기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수의 독점처럼 여겨지던 예술의 영역이 무명 신진 작가들과 일반 대중에게도 확대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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