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결혼해요, 그런데 오지는 마세요"…요즘 MZ 달라진 결혼 풍경[세계는Z금]
(79)하객 수 대폭 줄인 '마이크로 웨딩' 열풍
가까운 사람들과 의미 있는 시간에 집중
실속 중시하는 젊은층 가치관도 영향
미국에서 하객 수를 대폭 줄인 '마이크로 웨딩'(micro-wedding)을 선택하는 연인들이 늘고 있다. 결혼식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불필요한 비용은 줄이고 가까운 사람들과의 의미 있는 시간에 집중하려는 것이다. 실속을 중시하는 젊은층의 가치관 변화도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에서 하객 수를 대폭 줄인 '마이크로 웨딩'(micro-wedding)을 선택하는 연인들이 늘고 있다. 결혼식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불필요한 비용은 줄이고 가까운 사람들과의 의미 있는 시간에 집중하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결혼식을 간소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게티이미지
美 평균 하객 117명…마이크로 웨딩은 50명 이하
미국 매체 코스모폴리탄은 최근 마이크로 웨딩이 새로운 결혼식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결혼식을 계획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 정말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결정은 결혼식 당일에 몇 명의 하객을 초대할지 정하는 것"이라며 해당 트렌드를 소개했다.
마이크로 웨딩에 대한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하객 50명 이하의 소규모 결혼식을 의미한다. 평균 100명이 넘는 일반적인 미국의 결혼식과 비교하면 하객 수를 절반 이하로 줄인 셈이다. 실제로 미국 결혼 정보 웹사이트 더 노트(The Knot)에 따르면 미국 결혼식의 평균 하객 수는 지난해 기준 117명이었다.
틱톡 등에서도 마이크로 웨딩 관련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누리꾼들은 하객들과 보다 가까이 소통할 수 있고, 결혼식 준비와 진행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지난 3월 결혼했다는 한 신부는 "22명의 하객만 초대했다"며 "친한 하객들만 모인 덕분에 모두와 충분한 시간을 보내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결혼식을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달라진 결혼 문화…경제적 부담·가치관 변화가 배경
마이크로 웨딩이 인기를 얻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의 7월 실업률이 4.1%를 기록하는 등 고용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은 데다, 주택 마련과 학자금 대출 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젊은 커플들에게 결혼식 비용은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체는 "미국은 엄밀히 말하면 현재 경기침체에 들어선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체감상 경기침체처럼 느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결혼식에 대한 젊은 세대의 가치관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임상심리학자인 브랜디 던은 "커플들이 점점 더 자신들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의식적으로 선택하고 있다"며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건 뭘까?'가 아니라 '우리다운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를 묻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임상심리학자인 조슬린 차나스는 젊은 세대가 돈의 가치를 바라보는 방식도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차나스는 "젠지세대는 금융 지식이 높고, 물건의 가치에 대해서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젊은층이 성장기에 경제적 불황과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한 만큼 돈을 사용하는 데 좀 더 신중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객 수를 제한하면 가족이나 친구들의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나스는 "상처받거나 실망하는 사람들이 있을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며 "때로는 신랑·신부의 가족들도 이러한 제약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이크로 웨딩을 선택한다면 "어느 정도의 반발에 직면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韓에서도 '스몰웨딩'에 이어 '노웨딩' 등장
한편 국내에서도 결혼식을 간소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결혼식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스몰웨딩'에 이어 결혼식 자체를 생략하는 '노웨딩'까지 등장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평균 결혼 비용은 22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식대가 1350만원으로 전체의 61.4%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권의 평균 비용이 3401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강남을 제외한 서울 지역도 3103만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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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자 미국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예식보다 실속 있는 결혼식을 선호하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 데이터컨설팅업체 피앰아이(PMI)가 전국 만 20~5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결혼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미혼 응답자의 55.2%가 가족과 가까운 지인만 초청하는 스몰웨딩을 가장 선호한다고 답했다. 이어 대규모 예식(18.8%), 노웨딩(13.4%), 야외·이색 예식(11.6%) 순이었다. 많은 하객을 초대하는 전통적인 결혼식에서 벗어나 스몰웨딩이나 가족 중심의 예식 등 자신의 상황과 가치관에 맞는 방식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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