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세금계산서 수수·가공원가 계상 등…700억대 탈루혐의
입찰 기준 맞추려 유령업체와 거래 실적 조작
필수인력 채용 대신 자격증 불법대여

경북 일대에서 산림사업을 영위하는 D는 5개 업체(A조직)를 동원해 수시로 사업장을 이전해가며 약 300회가량 산불피해복구 공사에 입찰해 약 20회를 낙찰받았다. D는 입찰 시 필요한 사업실적 요건 충족을 위해 서로 용역거래를 할 이유가 없음에도 업체 간에 수억원의 거짓 세금계산서를 수수했다. 또한 실제 근무하지 않는 D의 배우자 등 A조직의 명의상 대표자에게 급여 형태로 법인자금 약 10억원을 유출했다. 국세청은 D와 A조직의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와 법인자금 유출, 불법비용 계상 등에 대해 엄정 조사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가공원가 계상 등 세무상 문제점이 명백히 포착된 산불 복구업체 10개(유령업체 41개)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3일 밝혔다. 조사대상업체들의 전체 탈루혐의 금액은 약 700억원에 달한다.

이성글 국세청 조사국장이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산불 복구업체 10곳에 대한 세무조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세청

이성글 국세청 조사국장이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산불 복구업체 10곳에 대한 세무조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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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5월 이재명 대통령은 산불 피해 복구 사업 내 유령업체 문제를 지적하며 '구조적 부정비리를 제재하고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 한바 있다. 이에 국세청은 곧바로 검증에 돌입해 이번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성글 국세청 조사국장은 "유령업체를 동원한 부정 입찰행위는 형사상·행정상 제재와 별개로 세무상 위법·탈루행위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통해 부정 입찰로 경제적 이득을 누릴 수 없도록 해야 근절할 수 있다"며 "영세하다는 이유로 줄곧 세무 검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공공입찰 참여기업들에 대해서도 세금 탈루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대상 업체들은 산불피해 복구사업에 유령업체를 내세워 약 6500회의 입찰에 참여해 260여회, 약 230억원을 낙찰받았다. 또 지역 중소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지역제한 입찰규정을 회피하기 위해 여러 차례 사업장을 이전해가며 입찰에 참여했는데, 한 업체는 5년간 16차례 사업장을 이전하기도 했다.


이들은 입찰 시 필요한 사업실적 기준 충족 등의 목적으로 유령업체들과 거짓 세금계산서 거래를 일으키는가 하면, 낙찰자(유령업체)와 실제 용역 제공자(실사업자)를 달리해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 거래를 하고, 소득금액을 분산했다.


또 산림사업에 필수적인 기술인력을 실제 채용하지 않고, 자격증 대여료만 급여 형태로 우회지급 하는 등 불법비용을 계상했다. 소득을 축소하기 위해선 가공원가를 계상했다. 유령업체 대표들은 실제 사업과 관계없는 사주의 친인척, 일용근로자 등이므로, 실제 사주가 이들에 대한 급여 형태로 법인자금을 유출했다. 소규모 업체의 경우 신고내용 검증이 상대적으로 간소한 점을 이용해 지출하지도 않은 비용을 '잡비', '기타 비용' 등 거짓으로 계상하고, 일용근로소득지급명세서를 임의로 작성해 제출했다.


국세청은 엄정한 조사로 공공계약 입찰제도의 구조적 허점을 악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산불 유령업체들의 탈루 세금을 철저히 추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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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국장은 "조사과정에서 일시보관, 계좌조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철저히 조사하고, 부당이익을 유출해 편법으로 재산을 형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주일가에 대해서는 자금출처까지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며 "부정 입찰행위에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조세범죄행위가 수반되는 만큼 조세범 처벌법에 따른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반드시 처벌받도록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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