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폭락하자 여행 경비 미리 환전
개인 '엔테크' 수요도 크게 늘어

"880원대부터 10만원씩 환전해두고 있었는데, 엔화가 계속 떨어져 결국 비행기표부터 끊었어요. 워낙 싸니까 이번에는 부모님도 모시고 가족여행으로 다녀오려고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

AD
원본보기 아이콘

원·엔 환율이 100엔당 850원대까지 밀려나면서 일본 여행 수요가 가파르게 살아나고 있다. "쌀 때 사두자"는 심리가 커지며 미리 환전해두던 이들이 갑작스러운 여행 계획을 세우는 모습이다.

엔화 850원대 붕괴…다시 불붙은 일본 여행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장중 854원대까지 떨어져 지난 2023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불과 3개월 전 연고점과 비교하면 12% 이상 하락한 수치다. 과거 통상적으로 900원대 중후반에서 1000원대 안팎을 오갔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

원본보기 아이콘

환율 하락 체감 폭은 상당하다. 올해 중순까지만 해도 10만엔을 환전하려면 97만원가량이 필요했지만, 현재는 85만원 수준이면 충분하다. 환차이만으로 12만원을 아낄 수 있게 되면서, 당초 나홀로 일정을 계획했던 이들도 가족 여행으로 판을 키우는 분위기다. 실제로 최근 스카이스캐너 통계에서 일부 LCC가 일본행 편도 11만원대 특가를 내놓은 점을 감안하면, 환전 과정에서 아낀 돈만으로도 비행기 표 한 장값을 고스란히 건지는 셈이다.


누리꾼들이 SNS에서 일본 여행과 관련한 정보를 나누고 있다. 스레드 캡처

누리꾼들이 SNS에서 일본 여행과 관련한 정보를 나누고 있다. 스레드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이러한 인기는 엔화 예금 유입으로도 증명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25일 기준 엔화 예금 잔액은 총 1조3456억엔으로 집계됐다. 7월 말 1조388억엔에서 한 달 만에 3068억엔(29.5%) 늘었다. 이는 기존 최대 기록이었던 2024년 6월의 1조2705억엔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달 말 환율을 단순 적용하면 원화로 약 11조5000억원에 달한다.

여행 계획 없어도 "일단 바꿔"

최근 #엔저 해시태그로 올라온 게시물들. 인스타그램 캡처

최근 #엔저 해시태그로 올라온 게시물들. 인스타그램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원·엔 환율 하락의 배경에는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가 동시에 작용했다. 특히 엔화는 달러화 대비 다시 약세를 보이며 원·엔 환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이와 함께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 확대와 조선사의 선물환 매도 등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당장 여행 계획이 없는 이들도 저평가된 엔화를 모아 향후 차익을 노리는 이른바 '엔테크'에 뛰어들고 있다. 환율 변동성이 클 때 일시에 자금을 투입하기보다 분할 매수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다만 엔화 약세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일본 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31일 CNBC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와 일본 은행(BOJ)이 엔화 강세로 이어질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성공적인 여행경비 환전, '엔테크'를 위한 조언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

원본보기 아이콘

한편 여행 경비 환전 시 시장 변수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부터 출국세를 기존 1000엔에서 3000엔으로 3배 인상했다. 4인 가족이 일본을 방문할 경우 출국세만 1만2000엔(약 10만원)에 달한다.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현지 주민과 외국인에게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가 확산하는 점도 예산 수립 시 염두에 두어야 할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일반 개인 투자자가 환테크를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은행 앱이나 외화통장을 이용해 엔화를 사두는 것"이라고 말한다. 개인이 일반적인 환전을 통해 얻은 환차익에는 별도의 세금이 부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AD

엔테크 시 주의할 점도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우선 외환 환전 시 살 때와 팔 때의 환율 차이(스프레드)를 고려해야 한다. 환율이 소폭 오를 경우 환전 비용을 제외하면 실제 이익이 없을 수 있다. 현재 환율이 바닥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은서 인턴기자 elsi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