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체계 점검 토론회
주식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
"거래기능별 소득 재분류 등 새 방식 필요"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두고 정합성과 조세형평성에 문제점이 있어 가상자산 특성에 맞는 과세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3일 오전 10시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체계 점검 토론회'에서 박종수 한국조세법학회장(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이같이 밝혔다. 내년 1월1일부터 소득세법상 가상자산 양도 및 대여 소득 과세 규정이 시행된다. 한 해 동안 발생한 가상자산 거래 이익과 손실을 합하고 250만원을 공제한 후 남은 금액에 22% 세율을 적용하는 게 골자다.

박 회장은 가상자산을 하나의 자산으로 보기보다 '거래기능' 단위로 나눠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 시장에서는 양도와 대여 두 범주로 설명되지 않는 거래기능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가상자산 시장에는 매매·채굴·스테이킹·랜딩·유동성 공급이라는 다양한 거래기능이 존재한다. 하지만 랜딩이나 예치·유동성 공급의 경우 대여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미국·영국·독일·일본 등은 거래의 경제적 실질에 따라 처분 손익과 보상소득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손실 이월공제가 허용되지 않는 점도 문제라고 밝혔다. 가상자산의 경우 같은 과세기간 손익만 통산하고 초과손실의 이월공제를 인정하지 않는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 대부분은 자본손실 기간 간 조정을 인정하고 있다. 박 회장은 "가격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특성상 과세 기간별 세 부담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3일 오전 10시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체계 점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규민 기자

3일 오전 10시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체계 점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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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상 정합성 문제도 지적했다. 소득세법은 이자·배당·사업·양도·기타소득으로 소득을 구분하고 이에 따라 과세방법·세율·손익통산·이월공제 여부가 달라진다. 하지만 가상자산 투자자는 가상자산을 예치하거나 빌려주며(랜딩)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 보상의 실제 구조가 이자소득 과세 논리와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보상으로 수취한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해도 수취 시점 가액으로 소득금액이 이미 확정되므로 실현 담세력(세금을 낼 수 있는 능력)과 과세소득 사이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세금을 수취할 인프라도 미흡하다. 여러 국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납세자는 모든 거래명세를 직접 통합하고 정리해야 신고할 수 있는 등 막대한 납세협력비용이 발생한다.

박 회장은 가상자산 특성에 맞는 과세 방식을 설계해야 한다며 '가상자산투자소득세'를 제안했다. 거래유형별 경제적 실질에 따른 소득 재분류, 지급 주체를 특정할 수 있는 국내 가상자산사업자 지급분 원천징수 및 해외 거래소나 탈중앙화 거래의 경우 연 1회 확정 신고납부로 이원화하는 방안, 해외주식 신고체계 벤치마킹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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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주식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김경하 한양사이버대학교 재무·회계·세무학과 교수는 대부분 투자자가 가상자산을 가격상승에 따른 투자수익 목적으로 취득하고 보유하고 있는 만큼 매각 실현이익이 주식 매각 이익과 경제적 실질이 유사하다고 말했다. 국내 상장주식 양도차익은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반면 가상자산 양도차익은 과세할 예정이다. 그는 "가상자산과 주식은 법적 성격이나 투자자 보호 체계 등 차이가 있어 반드시 동일하게 취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투자라는 동일 목적으로 취득·보유·처분하는 자산의 가치상승분에 대해 과세상 다른 취급을 하면 그 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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