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세마글루티드 투여한 생쥐 분석
대조군보다 92일 더 살고, 노화는 누그러져
"칼로리 제한과 비슷…활용 범위 넓힐 수도"

비만치료제 성분인 세마글루티드를 투여한 늙은 생쥐의 수명이 12% 넘게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만치료제 위고비.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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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니카 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과학 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생후 20개월 된 암컷 생쥐를 세마글루티드 투여군과 대조군, 칼로리 제한군으로 나눠 분석했다.

분석 결과, 세마글루티드를 계속 투여받은 생쥐의 중앙수명은 834일로, 대조군 742일보다 92일 길었다. 12.4% 늘어난 셈이다. 생리 기능과 인지 기능도 좋아졌고 노화의 여러 특징이 누그러졌다.


세마글루티드는 비만치료제 오젬픽과 위고비의 성분으로, 음식 섭취량을 줄여 제2형 당뇨병과 비만 치료에 널리 쓰인다. 연구팀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약물은 혈당을 낮추고 체중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신체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이런 효과가 왜 나타나는지는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세마글루티드의 효과가 단순히 먹는 양이 줄어든 결과인지 확인하기 위해 음식 섭취량을 24% 줄인 '칼로리 제한군'과 견줬다. 체중과 체지방이 줄어든 정도는 두 그룹이 비슷했다. 다만 칼로리 제한군에서 나타난 금식에 따른 행동·대사 변화가 세마글루티드 투여군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


기능 면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두 그룹 모두 노화로 떨어진 운동 능력과 근육 기능이 완화됐지만, 세마글루티드 투여군은 탐색 행동과 공간 기억, 혈당 조절에서 투여를 시작하던 때의 수준을 넘어설 만큼 좋아졌다.


생물학적 지표에서도 변화가 확인됐다. 골수 조혈 줄기세포의 노화가 완화되고 세포당 재생 능력이 향상됐으며, 뇌 해마 치아이랑에서 신경줄기세포 활동과 뉴런 형성이 늘었다. 염증과 세포 노화도 줄었다. 간 유전자 발현 분석에서는 염증과 지질대사 관련 유전자 활동이 낮아지고 적응면역 반응과 인슐린 반응, 단백질 항상성은 높아지는 쪽으로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세마글루티드 투여군에서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효과가 여럿 확인됐다"며 "세마글루티드가 섭취 열량 감소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방식으로 노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칼로리 제한은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늘리는 방법으로 연구돼 왔지만 오래 실천하기가 어렵다"며 "이 연구는 세마글루티드가 칼로리 제한의 이점을 모방하는 약제로 쓰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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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사람의 노화와 수명에도 비슷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려면 장기간의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 첸 교수는 "GLP-1 약물이 작용하는 생물학적 경로와 그 경로에서 비롯되는 구체적인 이점을 밝히는 것은 수명 연장 중재법 연구의 중요한 방향"이라며 "이 결과가 향후 연구에 중요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임상 연구에서 건강한 고령자에게 나타나는 세마글루티드의 이점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GLP-1 약물의 활용 범위를 크게 넓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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