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은행채 금리 연초 대비 100bp 급등
금융사 조달비용 '껑충'
주담대 금리 상단 연내 8% 근접 우려…車할부·급전대출 들썩
커지는 이자 부담에 가계 소비 위축되나

미국발 글로벌 채권금리 급등으로 이미 고금리에 짓눌린 국내 가계와 기업의 자금 조달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4.8%,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3%를 돌파하는 등 글로벌 '금리 발작'이 국내 조달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어서다. 미국 장기국채 금리의 급등세는 일단 한풀 꺾였지만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국내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자동차 할부, 카드론 등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소비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금리쇼크]주담대부터 車할부·카드론까지…대출금리 줄인상 우려, 속타는 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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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2일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연 4.498%로 전 거래일(4.438%)보다 6bp(1bp=0.01%포인트) 올랐다. 연초(3.497%)와 비교하면 8개월 만에 약 100bp 뛰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도 연 3.935%로 연초(2.925%)보다 100bp 넘게 상승했다.

국내 채권금리를 끌어올린 것은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세다. 주요국 국채금리가 일제히 오르면서 국내 채권시장에도 매도 압력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만성적인 재정적자에 따른 국채 공급 부담과 중동발 인플레이션 우려,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한 대규모 회사채 발행 등이 겹치며 글로벌 채권시장 수급 부담을 키우는 상황이다.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의 충격은 국내 국고채를 거쳐 은행채와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회사채 등 민간 자금조달 시장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금융회사의 조달비용 상승은 가계가 마주하는 대출금리로 전이될 전망이다.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2일 기준 연 4.74~7.12%로, 연초(3.77~5.87%)와 비교해 하단은 0.97%포인트, 상단은 1.25%포인트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채권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8%에 근접하거나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은행채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시장금리 움직임을 비교적 빠르게 반영한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예·적금과 은행채 등 은행의 자금 조달비용을 반영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상승할 수 있다.

차주가 체감하는 부담은 한층 커질 수 있다. 은행에서 5억원을 빌렸다고 가정하면 원금 상환을 제외한 단순 연간 이자는 금리가 연초 고정형 주담대 상단 수준인 연 5.87%일 때 2935만원이지만, 연 8%로 오르면 4000만원으로 불어난다. 연간 이자 부담이 1065만원 늘어나는 셈이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8월 말 기준 782조1192억원에 달하는 만큼 시장금리 상승이 장기화하면 가계의 소비 여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


주담대만의 문제도 아니다. 카드사와 캐피털사도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조달비용 부담이 커져 자동차 할부금융과 카드론 금리를 올릴 압력을 받는다. 한국은행이 올해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해 연 3.0%까지 높인 상황에서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까지 맞물리면서 주택 구입부터 자동차 할부, 급전 대출까지 가계가 부담해야 할 금융비용이 줄줄이 높아질 수 있다.


문제는 금리 상승 압력이 단기간에 꺾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더해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가 국내 시장금리를 계속 밀어 올릴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미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기준금리를 현재 연 3.50~3.75%에서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60% 넘게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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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경우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과 별개로 국내 시장금리 상승 압력은 지속될 수 있다"며 "가계와 기업의 금융비용 상승이 소비와 투자를 동시에 제약하면서 내수와 경기 전반에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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